올여름 가장 뜨거웠던 앱, 앱인토스에서 시작된 '그늘로' - 앱인토스

올여름 가장 뜨거웠던 앱, 앱인토스에서 시작된 '그늘로'

올여름 가장 뜨거웠던 앱, 앱인토스에서 시작된 '그늘로'

올여름은 유난히 더웠어요. 폭염주의보가 이어졌고, 그늘이 아니면 몇 걸음 걷기도 버거운 날이 많았죠. 그런 여름, 스레드와 인스타그램 매거진, 여러 언론까지 들썩이게 한 미니앱이 있었어요. 건물 그림자와 태양 고도를 계산해 그늘로 걷는 길을 찾아주는 '그늘로'예요.

누가, 왜 이런 걸 만들었을까요. 궁금해서 그늘로를 만든 메이커, 유민준 님을 직접 만났어요. 알고 보니 어릴 때부터 뭐든 뜯어보고 다시 만들어보던 사람이었어요. 그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그늘로가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됐는지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거창하게 시작한 아이디어도, 처음부터 세운 계획도 아니었어요. 내 불편에서 출발한 작은 아이디어를 세상에 꺼낸 이야기예요.

불편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

Q. 민준님, 반갑습니다. 요즘 그늘로 때문에 많이 바쁘시죠?

사실 정신이 좀 없어요. 생각보다 빨리, 많이 화제가 되면서 사용자분들 응대하는 일이 늘었거든요. 댓글이나 문의도 많이 들어와요. 언론에서도 이것저것 많이 물어봐주시고요. 그 와중에 그늘로도 계속 손보고 있어요. 대시보드로 반응을 보면서 고치고, 준비하던 기능도 마무리해 가는 중이거든요.

Q. 원래부터 뭔가 만드는 걸 좋아하셨어요?

불편한 게 보이면 그냥 못 지나치는 편이에요. ‘이거 이렇게 하면 더 낫지 않나?’ 싶으면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져요. 어릴 때 꿈도 개발자라기보다는 발명가였어요. 제 컴퓨터를 갖게 되면서 처음에는 어떻게 동작하는지 하드웨어를 뜯어보고 조립도 해보다가, 자연스럽게 관심이 소프트웨어로 넘어왔어요. 아무래도 상상한 걸 직접 결과물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Q. 그땐 AI도 없었을 텐데, 개발은 어떻게 익혔어요?

거의 독학이에요. 주변에 개발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칸아카데미 같은 걸 정말 많이 봤어요. 처음엔 알고리즘 대회를 준비하면서 시작했고, 안드로이드 앱을 만들려고 자바를 배우고, 더 깊은 걸 하려니 파이썬까지 넘어가고. 그렇게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이어서 배웠어요.

중학교 때 급식 메뉴나 시간표 볼 수 있는 앱을 만들기도 하고, 제가 잠이 많은 편이라 공부할 때 졸음을 감지해 깨워주는 앱도 만든 적 있어요. 주로 제가 필요한 걸 직접 만들어왔던 것 같아요.

Q. 표정에서 요즘 너무 즐겁다는 게 느껴져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재밌어요. 결과물이 나오는 것도 좋지만, 그 사이의 과정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번 여름은, 내가 쓸 앱이라도 만들자"

Q. 그늘로는 처음에 어떻게 만들게 됐어요?

군대를 얼마 전에 전역했어요. 복학하기 전까지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게 많았는데요. 그러던 중에 올여름이 유독 덥다는 뉴스가 계속 나오더라고요. 40도를 넘긴다는 예측도 많았고요. 저는 원래 걷는 걸 좋아해서 짧은 거리는 다 걸어다녔는데, 이번 여름은 그늘이 아니면 도저히 못 걷겠는 거예요. 그런 생각을 하다 ‘이번 여름은 내가 쓸 앱이라도 하나 만들어야겠다’ 싶었어요. 그늘로 걸을 수 있는 길을 안내하는 앱을요.

Q. 앱 이름은 어떻게 나왔어요?

직관적으로 짓자고 생각했어요. '그늘로'라는 이름을 떠올렸는데, '로'가 길(道)이라는 느낌도 있어서 좋았어요. 사실 앱인토스나 앱스토어 같은 곳에 검색되고 위로 올라가려면 '그늘'이라는 키워드가 꼭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있었어요. 날씨가 너무 더우니까 분명한 키워드가 들어가야 사람들 사이에서 바로 인지되고, 회자될 것 같았거든요.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이름 안에 담겨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Q. 그늘을 어떻게 찾아서 표현할 수 있는지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그늘로는 건물 데이터를 받아와서 태양 고도로 그림자를 계산하는 방식이에요. 아이디어 자체는 바로 떠올랐어요. 처음엔 "이런 데이터가 있을까?" 걱정하면서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디테일하게 있더라고요. 그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미 있는 아이디어였지만, 더 잘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Q. 기존에 비슷한 서비스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늘로랑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시장 조사를 해보니 이미 비슷하게 구현된 사례도 있고, 경로 최적화 알고리즘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둔 분도 계시더라고요. 일본은 아예 대기업에서 만든 것도 있더라고요.

Q. 이미 있는 걸 보면 실망하고 다른 거 해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저는 반대로 ‘이거 구현이 가능하구나’라고 확인한 거예요. 비슷한 게 있더라도 더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한다거나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니까 일단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늘로가 사용자에게는 그냥 그늘 찾아주는 앱으로 보이겠지만, 제가 구축해 둔 데이터는 꽤 많아요. 예를 들면 건물 데이터를 벡터로 다 따서 올렸고, 지도도 어느 정도 확대했을 때 뭘 어떻게 보여줄지 전부 전처리하고 가공했어요. 지금의 그늘로는 일부만 보여드린 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싶은 게 더 많거든요.

Q. 만들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이제 개발 과정 자체는 정말 쉬워졌어요. 요즘은 손으로 코딩할 일이 거의 없어요. Claude Code랑 Codex를 같이 쓰는데, 새 모델이 나오면 써보고 비중을 조절해요. 기획은 한쪽에 맡기고, 다른 쪽에 서브 작업을 시키는 식으로요. 디자인도 처음엔 걱정이었는데, AI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제 앱이 아주 혁신적인 UI를 요구하는 건 아니라서, 레퍼런스를 주면 잘 구현해 주더라고요.

굳이 어려웠던 점을 꼽자면, 공공 데이터 처리가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그늘을 계산하기 위한 건물 고도나 수목 데이터가 지자체별로 따로 관리돼서, 품질이 균일하지 않고 업데이트가 최신화되지 않은 경우도 있더라고요. 지역별로 하나하나 받아서 다 다듬어야 했어요. 저처럼 아이디어를 가지고 처음 실현해 보는 사람에겐 이 전처리 과정이 진입 장벽일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마케팅하려던 게 아니라, 의견을 듣고 싶었어요

Q. 스레드에 올리자마자 반응이 뜨거웠어요. 알리면 반응이 올 거라고 예상하셨어요?

사실 처음엔 적극적으로 알릴 생각이 없었어요. 퀄리티가 어느 정도 나올지 저도 예측을 못 했으니까요. 그런데 만들다 보니 라이브러리도 잘 갖춰져 있고 데이터도 마련돼 있어서, 퀄리티는 꽤 괜찮게 나올 수 있겠다 정도의 생각이었어요. 웹으로 먼저 만들어 테스트해 보고 "이 정도면 공개해도 되겠다" 싶어서 올렸는데, 마침 더워지기 시작한 때라 시기가 잘 맞았어요.

스레드에 올린 건 마케팅 목적보다는, 혼자 개발하니까 사용자나 디자인 하시는 분들이 보기엔 어떤지 의견을 듣고 싶은 마음이 더 컸어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많은 분들에게 알려져서 마케팅이 된 거 같아요. 그리고 의견도 다양하게 받을 수 있어서 실제로 도움이 많이 됐고요.

앱인토스 출시 직후 올린 포스팅

Q. 그래도 첫 반응이 좋아서 기분도 좋았을 것 같아요.

만들었는데 반응이 없으면 동력이 떨어지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첫 반응이 딱 나오니까 큰 힘을 얻었어요. 내가 쓸모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구나, 내가 느낀 문제랑 솔루션이 잘 맞았구나 싶어서요. 지금까지 개발은 많이 해왔지만, 이렇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Q. 특별히 기억에 남는 후기나 피드백이 있으세요?

‘색을 구분해서 써달라’ 같은 구체적인 UX 피드백이 정말 도움이 됐어요. 후기 중엔 제 불편에 공감해 주시면서 "출퇴근길에 쓰겠다"는 분들이 많았고요. 저는 생각도 못 한 사용법도 많았어요. 반려견 산책시키는 아버지가 땀에 절어 들어오셔서 안쓰러웠는데 도움이 된다는 분, 아기랑 산책하는데 그늘로 다닐 수 있어서 좋다는 분, 그리고 최근엔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분이 ‘이건 진짜 평생 쓰고 싶던 앱’이라고 하셨어요. 만들어서 출시하기 전에는 상상도 못 했는데, 이렇게 다양한 분들이 편하게 쓰시겠구나 싶어 뿌듯했어요.

완성하기 전에, 앱인토스로 먼저 검증했어요

Q. 다른 앱 스토어 플랫폼보다 앱인토스에서 가장 먼저 출시했어요.

초기 수요를 잡으려면 최대한 빨리 검증하고 내놔야 하니까, 가장 빠르게 배포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았어요. 그게 앱인토스였고요. 앱인토스는 군대에 있을 때부터 알고 있었어요. ‘바이브코딩으로 미니앱을 만들고, 앱인토스에서 수익 냈다’는 이야기가 뉴스에 나왔거든요. 휴가 때 실제로 살펴보니 절차가 너무 간편한 거예요.

특히 그늘로는 날씨가 가장 더울 때 사용자들이 느낄 수 있는 가치가 큰 서비스인데, 앱인토스에서 빠르게 출시하지 않으면 이 시기를 놓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기존 앱 스토어는 등록 절차가 많다 보니, 하나 걸리면 원인 파악도 쉽지 않더라고요. 제가 겪어보니 앱인토스는 심사도 빠른 편이었고, 반려 사유 피드백도 분명해서 좋았어요.

Q. 앱인토스에 출시한 시점이 무더위와 맞물리면서, 필요한 분들께 더 빨리 닿을 수 있었겠어요.

운도 따라줬죠. 빠르게 출시할 수 있다는 것도 있지만 웹앱을 스토어처럼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 국내엔 사실상 없잖아요. 웹앱을 모아서 스토어처럼 만들어 둔 사례를, 저는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그걸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쓰는 앱 중 하나인 토스에서 한다니까, 안 할 이유가 없었죠. 테스트하려면 사용자를 모으는 것도, 공개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그게 단번에 되니까요.

출시 후에도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업데이트를 거듭하고 있는 그늘로

Q. 출시해보니까 다른 스토어와 비교해서 어떠셨어요? 아쉬운 점은 없었어요?

앱인토스는 딜레이가 없다는 게 강점이에요. 기존 앱 스토어는 성과 분석이 이틀에서 사흘 지연되는데, 앱인토스는 대시보드에서 새로고침만 하면 지표가 바로 보여서 좋았어요.

버전 관리도 인상적이었어요. 빌드가 버전별로 구분되어 쌓이고, 각 빌드마다 테스트하고 출시하는 게 버튼으로 다 되어 있어요. 반응이 별로면 이전 버전으로 되돌릴 수도 있고요. 다른 데선 롤백하려면 다시 제출해야 하는데, 이게 저는 정말 편했어요.

특별히 아쉬운 점이라기보다 앱인토스가 아직은 초기 플랫폼이고, 토스 앱 안에서 이렇게 다양한 미니앱을 바로 써볼 수 있다는 걸 모르는 분들도 아직은 많은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요?

각자의 상황에 맞는 길을 찾아주고 싶어요

Q. 앞으로 그늘로를 어디까지 키우고 싶으세요? 계획이 궁금해요.

여름이 지나면 겨울엔 따뜻한 볕길로 안내하려고 해요. 이미 볕 좋은 길은 구현해 뒀어요. 실시간 대중교통 정보도 거의 구현이 끝나가고요. 제 방향의 핵심 키워드는 ‘각자의 조건과 상황, 선호에 맞게 이동 경로를 개인화하는 것’이에요. 계단이 없는 길, 완만한 길, 한적한 길처럼요. 자주 쓰는 조건을 나만의 설정으로 저장해 두고, 상황에 맞게 꺼내 쓸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여름에 반짝 하는 앱이 아니라, 도보 생활자나 교통 약자분들께 도움이 되는 앱으로 만들어 갈 생각이에요.

Q. 만들고 싶은데 망설이는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저는 아이디어를 서비스로 만드는 데 있어 기술의 장벽이 이제 거의 없다고 보는 편이에요. 아이디어가 있으면, 실현하는 과정은 AI가 많이 도와줘요. 앱인토스도 서비스를 사람들에게 선보이기까지의 과정을 정말 편하게 만들었고요. 아이디어는 좋은데 실행을 못 하셨던 분들이 ‘가능하다’는 걸 아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각자 자기 문제, 또 주변의 문제를 해결하는 문화가 생기면 좋겠어요.


Editor's Letter

민준 님의 이야기를 정리하다 보면, 미니앱을 만들려는 분들께 자주 드리는 두 가지 조언이 그대로 겹쳐요. 하나는 ‘내가 쓰고 싶은 것부터, 작은 것이라도 만들어 보세요.’ 또 하나는 ‘이미 비슷한 게 있어도, 더 잘 만들거나 하나만 더 붙이면 새로운 게 됩니다.’

그늘로는 딱 그 두 가지가 만난 앱이에요. 매일 걷던 길의 더위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불편에서 출발했고, 이미 비슷한 사례가 있었지만 더 잘 만들면 된다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실행에 옮겼어요. 모든 것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앱인토스라는 가장 빠른 무대에서 먼저 세상에 선보였어요. 이번 여름, 그늘로는 그렇게 시작됐어요.

더 넓은 무대로 넓혀가기 전에 여기서 모든 게 시작됐다는 것. 앱인토스 팀에게도 참 반가운 장면이에요. 불편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이, 망설이지 않고 만들고 그게 누군가의 여름을 바꾸는 일. 민준 님의 그늘로가 그 길을 한 번 더 보여줬어요.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메이커가 되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