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만에 만든 절에, 100만 명 넘는 사람이 찾아왔어요 - 앱인토스

30분 만에 만든 절에, 100만 명 넘는 사람이 찾아왔어요

30분 만에 만든 절에, 100만 명 넘는 사람이 찾아왔어요

얼마 전, 스레드에 조금 특이한 사이트 하나가 올라왔어요. 동자승 캐릭터가 숲속 절 마당에서 합장을 하고, 절을 하고, 목탁을 두드려요. 로그인도 설치도 없이 링크만 누르면 들어갈 수 있는 온라인 절, '산사'예요. 새벽에 올린 글 하나로 시작된 산사에는 일주일 남짓 만에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다녀갔어요.

산사를 만든 사람은 개발자가 아니에요.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하반기 공채를 마친 취업 준비생 박진원 님이에요. 서류 탈락 소식이 이어지던 날, 그냥 좀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AI에게 절을 하나 지어달라고 했대요. 그렇게 30분 만에 지은 절은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닿았을까요? 진원 님은 만드는 것보다 알리는 게 훨씬 어려웠다고 말해요.

‘산사 : 온라인 절’의 메이커 박진원 님

진로가 흔들릴 때, AI가 보였어요

Q. 진원 님,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최근에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던 학생이었어요. 지금은 그냥 백수고요. 취업 준비를 하면서 바이브 코딩을 계속 즐겨 했는데, 그러다 산사를 만들게 됐어요. 전공은 영어영문학이라 완전 비전공 문과생이에요. 그러다 보니 진로가 꽤 한정적인 상황이었는데, AI가 나오고 나서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요즘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이 오면 저를 개발자로 소개하시더라고요. 솔직히 저는 제가 개발자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사람들이 흥미 있어 할 만한 소재를 만들고, 그걸 퍼지게 하는 게 재밌어요. 앞으로도 콘텐츠 기획이나 마케팅 쪽에 더 집중하지 않을까 싶어요. 예전 같으면 '해볼까?'에서 끝났을 텐데, 요즘은 진짜 할 수 있는 시대니까요.

Q. 원래는 어떤 진로를 준비하셨어요?

제일 좋아하는 게 영화예요. 그래서 취업 준비도 계속 영화 업계 쪽으로 했어요. 그런데 영화 산업 상황이 많이 안 좋다 보니 고민이 정말 많았어요. 주변에서는 금융권으로 가라, 대학을 다시 가라, 이런 얘기도 들었고요.

그러다 영화 업계가 왜 어려워졌는지 생각해 봤어요. 제 생각에는 AI도 영향이 있는 것 같았어요. 주원인은 아니겠지만, AI로 만든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긴 영화를 보기 어려워졌다고 느꼈거든요. 그래서 'AI를 한번 제대로 공부해 볼까?' 싶었어요. 이론을 파고든다기보다는, 마케터나 기획자로서 이걸 어떻게 써먹을지를 계속 고민하고, 잘 쓴 사례들을 찾아보는 식으로요.

Q. 산사가 처음 만든 서비스는 아니라고 들었어요.

정확히 세어보진 않았는데 30개는 넘을 거예요. 웹 링크로 접속하는 사이트를 많이 만들었고, 저 혼자 쓰려고 노트북에 깔아 쓰는 프로그램도 만들어요. 제가 영화를 노트북으로 볼 때 설정을 정확히 맞춰야 하는 강박이 있거든요. 키보드 백라이트는 꺼야 하고, 화면 밝기는 최대에서 두 칸만 내려야 하고요. 그걸 버튼 하나로 맞춰주는 걸 만들어서 쓰고 있어요.

영화 리뷰 사이트도 만들어 봤어요. 유명한 영화 리뷰 서비스에 비하면 기능은 한참 부족하지만, 내가 본 영화 포스터가 필름 통에 쏙 들어가는 모션을 넣었어요. 그게 스레드에서 반응이 꽤 괜찮았어요. 조회수가 5~6만 정도 나왔거든요.

Q. 그럼 맨 처음 만든 건 뭐였어요?

농장 게임이었어요. 돼지가 있고 농사를 짓는데, 내가 입력한 월급만큼 작물이 쌓이는 거예요. 특별한 기능도 아니었는데, 그게 만들어졌다는 사실만으로 두근두근하더라고요. 저는 정말 '헬로 월드'도 칠 줄 모르는 사람이었거든요. 버튼을 누르면 움직인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아쉬운 건, 그때 그걸 웹에 배포하고 알렸어야 했다는 거예요. 최근에 누가 화면에 자기 월급이 쌓이는 걸 만들어 올렸는데 조회수가 엄청나더라고요. 사실상 같은 기능이었어요. 그때 확실히 느꼈어요. 만드는 것과, 그걸 올려서 알리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걸요.

Q. 농장이요? 평소에 발상이 특이하다는 이야기 많이 듣지 않으세요?

웃기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말도 많고요. 그리고 남들이 안 하는 생각을 계속하려고 해요. 같은 걸 봐도 다른 각도에서 보려고 하다 보니, '너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는 얘기도 듣고요.

그래서 타이밍이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제가 10년만 일찍 태어났으면 이런 걸 모르고 그냥 진로를 정했을 거예요. 마침 진로를 정해야 할 시기에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저한테는 정말 좋은 기회예요.

서류 탈락이 이어지던 날, 잠깐 쉬어갈 곳을 만들었어요

Q. 만든 사람으로서 산사를 직접 소개한다면, 어떻게 소개하고 싶으세요?

흔히 온라인 절이라고 하는데, 그건 짧게 표현하려다 보니 나온 말 같아요. 제 느낌으로는 '잠깐 쉬어가는 공간'이에요. 로그인도 없고, 복잡한 설치도 없이 그냥 들어오기만 하면 되거든요. 인터넷만 되면 어디서든 들어올 수 있어요. 그렇게 진입 장벽이 낮다는 게 산사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Q. 온라인 절을 만든다는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됐는지 너무 궁금해요.

얼마 전에 하반기 공채 시즌이 거의 끝났어요. 서른 곳, 마흔 곳 정도 지원했는데 서류에서 거의 다 떨어졌어요. 해외에 있다가 최근에 돌아온 터라 스펙이랄 것도 없긴 했지만, 그래도 충격이 컸어요. 그냥 좀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그 마음을 좀 다스려보려고 코덱스(Codex)한테 절을 만들어 달라고 해봤어요. 알겠다고 하더니 금방 만들어 주더라고요. 만들어 놓고 보니 생각보다 잘 나와서, 한번 배포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새벽에 스레드에 올려두고 잠들었어요. 그게 모든 일의 시작이었어요.

새벽에 올린 첫 산사 소개 (스레드 @metamong.dev)

Q. 많은 소재 중에 왜 하필 절이었어요? 원래 불자였어요?

불자는 아니에요. 무교인데,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랑 절에 자주 갔어요. 믿지 않아도 그냥 받아주고, 다들 평화롭게 머무는 모습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었나 봐요.

결정적인 계기도 있었어요. 영화제에 자원봉사를 갔는데, 같이 봉사하던 친구가 팔찌처럼 작은 염주를 차고 있더라고요. 불교를 믿냐고 물었더니 아니래요. 그냥 요즘 유행이라 샀대요. 그걸 보면서 요즘 젊은 친구들이 이런 데 관심이 많구나 싶었어요.

사실 저는 종교적인 의미보다 정서적인 의미에 집중했어요. 뭔가를 만들 때는 사실 그 자체보다, 그걸 했을 때 느끼는 감정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숲이었을 수도, 해변이었을 수도 있어요. 저한테는 그게 절이었던 거예요.

Q. 산사에 들어온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사실 아무 감정도 안 느꼈으면 좋겠어요. 좋든 싫든 감정은 마음을 요동치게 하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채팅도 넣지 않고 조용하게 만들었어요. 여기서만큼은 아무것도 느끼거나 생각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 가셨으면 했어요.

그게 제가 제일 원하던 상태이기도 했어요. 취업 준비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든요. 원래 자극적인 것에서 좀 멀어지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산사를 만들기 전에는 휴대폰에 유튜브도, 인스타그램도 없었어요. 그런 마음이 그대로 아이디어로 이어진 것 같아요.

개발은 30분, 그다음이 진짜였어요

Q. 첫 버전 이후로는 어떻게 이어졌어요?

코덱스한테 만들어 달라고 해서 첫 버전을 배포하기까지가 30분이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서버를 늘리고, 머물 수 있는 자리를 늘리고, 공간을 더 예쁘게 다듬는 데 거의 하루가 걸렸어요.

저는 개발 자체는 이제 어렵지 않다고 생각해요. 제가 해보니 정말 30분이면 만들어지더라고요. 그런데 그걸 잘 운영하고, 퍼지게 하고, 다음 콘텐츠를 기획하는 게 진짜 어렵더라고요.

Q. 첫 버전과 지금은 어떤 게 달라졌어요?

첫 버전에는 화면 아래 버튼이 '절하기' 하나밖에 없었어요. 지금은 염주도, 목탁도 생겼어요. 실제 절에서 하는 것들을 하나씩 가져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산사가 일종의 메타버스인데, 메타버스는 결국 현실을 반영한 거잖아요. 현실의 디테일을 가져와야 반응이 좋을 것 같았어요.

Q. 출시 첫날 서버가 터졌다고 들었어요. 그날 이야기가 궁금해요.

자고 일어나 보니 접속자가 천 명 넘게 찍혀 있었어요. 새벽 시간대였는데도요. 기쁘면서도 '이게 돌아가려나?' 싶어서 확인해 봤더니, 역시나 안 돌아가고 있었어요.

그래서 스레드에 '너무 많이 몰려서 서버가 터졌다'고 올렸는데, 그 글 때문에 사람이 더 몰렸어요. 뭘 만들었는데 서버가 터졌다고 하면 당연히 궁금하잖아요. 그날 하루는 거의 서버 늘리는 데만 썼어요. 만 명까지 동시에 들어올 수 있게 늘려 놓고 나서야, 지금은 서버 걱정 없이 운영하고 있어요.

서버가 터진 날 올린 포스팅 (스레드 @metamong.dev)

Q. 바이브 코딩으로 막혔던 부분도 있었어요?

사람이 몰렸을 때 서버를 안정화하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지금도 한꺼번에 많이 들어오면 좀 버벅이는데, 계속 분석하고 있어요. 그래서 주변에 아는 개발자분들께 연락해서 많이 물어봤어요. 데이터를 나눠서 관리해야 전송량이 줄어든다는 조언도 받았고요. 바이브 코딩으로 정말 많은 걸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은 있다고 느꼈어요.

Q. 서버 비용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요.

저도 이렇게 비용이 드는 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지금은 후원으로 충당하고 있어요. 그 외에 AI 도구 구독료도 꽤 나가고요.

광고도 생각하고 있어요. 다만 가려서 받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봐요. 갑자기 어울리지 않는 패션 광고가 뜨면 거부감이 들잖아요. 그래서 거부감 없이 연결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어요.

유용과 무용 사이, 사람들이 공유하고 싶어지는 지점

Q. 이렇게까지 퍼질 거라고 예상하셨어요?

전혀요. 천 명 정도 들어왔을 때도 '이러다 말겠지' 싶었거든요. 그런데 걷잡을 수 없이 퍼지면서 100만 명 넘게 들어오니까, 저도 아직 실감이 잘 안 나요.

Q. 스레드에 서비스를 소개할 때 진원 님만의 방법이 있어요?

요즘은 너무 자극이 많은 시대잖아요. 큰돈 들인 광고처럼 각 잡고 하는 것보다, 저 같은 1인 창작자는 친근하게 다가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자극을 주기보다는 친구한테 말 걸듯이요.

그리고 서론이 길면 안 돼요. 다들 바빠서 그런지, '이거 만들었다' 하고 정보를 딱 보여줘야 반응이 바로 오더라고요. 각 잡고 소개하면 광고처럼 보여요. '이런 거 한번 만들어 봤어' 하고 툭 던져야 그게 대화로 이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이전에 만든 서비스도 스레드에 올려보셨잖아요. 산사만 유독 퍼진 이유는 뭘까요?

제 소개 글에도 '유용과 무용 사이'라고 써뒀는데요. 그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들은 정확한 정보만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팩트만 원했으면 대학원을 갔을 거고, 완전히 감정적인 걸 원했으면 영화를 봤겠죠. 그래서 뭔가를 알리고 팔 때는 팩트와 감정 사이에서 선을 잘 지켜야 한다고 봐요.

돌아보면 제가 전에 만든 것들은 한쪽으로 치우쳐 있었어요. 어떤 건 너무 실용적인 데만 집중했고, 영화 리뷰 사이트는 반대로 너무 감성적이었고요. 산사는 지식을 머리에 넣는 느낌도 아니고, 막 울컥하는 감정도 아니에요. 그 중간 어딘가에 있어요. 그 중용이 중요했던 것 같아요.

Q. 기억에 남는 사용자 반응도 있었어요?

해외에 계신 분들이 쓴 반응이 인상 깊었어요. 한국적인 분위기가 그리웠는데 덕분에 그 느낌을 얻어 간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그보다 더 인상 깊었던 건, 제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놀이처럼 밈이 퍼진 거예요. 화면을 캡처해서 AI로 동자승 옷을 바꾸기도 하고, 누가 한 명 서 있으면 그 옆에 쭈르륵 줄을 서기도 하고요. 그 안에서 사람들이 또 작은 활동들을 만들어 내더라고요. 요즘은 그런 2차 창작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자발적으로 2차 창작을 만드는 산사 사용자들의 모습

Q. 스레드 계정 이름이 '메타몽'이에요. 어떤 의미가 있어요?

원래 귀여운 걸 좋아해서 메타몽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메타몽은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될 수 있는 캐릭터잖아요. 그걸 제 페르소나로 잡았어요. AI와 바이브 코딩으로, 할 생각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는 시대니까요. 생각에서 머무르지 않고 실행만 하면 돼요. 저도 30분 만에 만들었듯이요.

서버가 버거울 때, 앱인토스가 또 하나의 입구가 됐어요

Q. 앱인토스에는 어떻게 출시하게 됐어요?

처음 퍼졌을 때는 정말 정신이 없었어요. 제가 만든 사이트에 만 명 넘게 들어와 있고, 다들 이것저것 요청하는데 이런 경우가 처음이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사람들 반응을 봤는데, 앱인토스 스레드 계정에서 '앱인토스에도 출시해 달라'고 댓글을 남겨주신 걸 봤어요.

앱인토스는 원래 알고 있었어요. 간편하게 앱을 올릴 수 있다는 것도요. 당시 서버가 터지면서 웹사이트로 접속하기가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러면 일단 앱인토스에도 출시해서 사람들이 좀 더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원래 여러 생각 중 하나로 있었는데, 그 댓글 덕분에 툭 올라온 느낌이에요. 앱인토스 미니앱은 일부 기능을 웹과 다르게 구현해야 해서 별도로 만들었는데, 트래픽을 나눠 받는 효과도 있었어요.

Q. 앱인토스에 출시해 보니 어떠셨어요?

제일 좋았던 건 직관성과 편리함이에요. 산사가 추구하는 것도 귀찮은 약관 동의나 로그인 없이 그냥 들어와서 쉬다 가는 느낌인데, 앱인토스도 비슷하더라고요. 메이커 입장에서 서비스를 등록하는 과정이 편하고 직관적이었어요. 그리고 대응이 정말 빨랐어요. 제 경우에는 새벽에 올렸는데도 승인이 나더라고요.

아쉬운 점은 아직 많이 안 알려져 있다는 거예요. 토스 앱 안에 이런 게 있다는 걸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조금 더 알려지면 더 많은 분들이 쓰지 않을까 싶어요.

Q. 웹으로만 운영할 때와 비교하면 뭐가 달라졌어요?

제일 큰 건 후원이나 결제 같은 걸 구분해서 생각하게 된 거예요. 웹사이트는 저 혼자 관리하지만, 앱인토스에서는 토스의 이용 약관을 지켜야 하니까 신중하게 구분하려고 해요. 지금은 무료로 올려뒀는데, 앱인토스에서 리워드 광고나 결제 기능을 쉽게 붙일 수 있다는 점이 이점이라, 어떻게 활용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유입은 아무래도 바이럴 덕분에 웹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긴 한데, 앱인토스로도 제 예상보다 훨씬 많이 들어오고 계세요. 댓글에서 '토스에 홈 화면으로 추가해 두면 편하다'고 서로 알려주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산사도, 결국 제가 찍는 영화예요

Q. 기능을 추가해 달라는 요청이 많던데요.

제일 먼저 원래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해요. 그리고 종교적인 색채가 있다 보니 그걸 존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 마음대로 했다가 불교계에 폐가 되는 건 원하지 않거든요.

그렇다고 너무 종교적인 앱으로 가고 싶지도 않아요. 종교적인 의미는 존중하면서, 누구나 편하게 쉬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모두가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준비하고 있어요.

Q. 앞으로 산사를 어떻게 키워보고 싶으세요?

산사는 적당한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다음 프로젝트들을 해보지 않을까 싶어요. 원래 영화 업계를 준비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저는 산사도 결국 제가 찍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감독이 영화에 자기를 담듯이, 제 예술혼을 불어넣어서 만든 거니까요. 그래서 그때 못다 이룬 꿈을 이루는 느낌도 있어요.

그리고 산사가 한 번 반짝하고 끝나는 콘텐츠가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증명하고 싶어요. 거부감 없는 광고나 콜라보 같은 방식으로요. 그걸 바탕으로 제가 일회성 도파민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진짜 감각 있는 기획자라는 걸 남기고 싶어요.

Q. 산사 다음으로 만들어 보고 싶은 것도 있어요?

아직 구체적이진 않아요. 다만 영화는 결국 감독을 투영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제 인생을 담는 것들을 많이 만들 것 같아요. 영어영문학을 전공했으니 언어와 관련된 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고, 영화를 좋아하니 영화와 관련된 걸 만들 수도 있고요.

Q. 만들어 보고 싶은 게 있지만 '나는 개발자도 아니고, 아이디어도 거창하지 않은데' 하고 망설이는 분들께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다들 메타몽처럼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마인드로, 겁먹지 마셨으면 해요. 제 생각에는 지금이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정말 좋은 시대고, 앞으로 그 속도는 더 빨라질 것 같아요. 사실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 너무 부러워요. 나도 저 나이 때 더 다양한 걸 해봤으면 좋았겠다 싶어서요.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건 실천이에요. 만드는 데 30분밖에 안 걸렸는데도 이런 일이 생겼잖아요. 그렇다면 행동하지 않아서 놓치는 게 얼마나 많을까 싶더라고요. 일단 해보세요.


Editor's Letter

진원 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가장 오래 남은 말은 "개발은 30분이면 되는데, 그다음이 진짜 어렵더라"였어요. 실제로 산사의 첫 버전은 버튼 하나짜리였어요. 사람들을 붙잡은 건 그다음에 일어난 일들이었어요. 새벽에 올린 글, 서버가 터졌다고 솔직하게 알린 글, 사람들의 요청을 들으며 하나씩 더해진 염주와 목탁. 산사는 만든 순간보다 알리고 다듬는 과정에서 완성되고 있었어요.

진원 님은 산사가 퍼진 이유를 '유용과 무용 사이'라고 설명했어요. 쓸모를 따지면 할 말이 많지 않은 서비스예요. 그런데 잠깐 머물다 가는 동안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만큼은 확실하게 줘요. 미니앱을 만드는 분들이 자주 묻는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공유하고 싶어 할까'라는 질문에, 산사는 하나의 답을 보여줘요. 꼭 엄청나게 유용할 필요는 없고, 사람들이 느끼고 싶은 감정 하나를 정확하게 건드리면 퍼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시작에는 거창한 계획이 없었어요. 서류 탈락이 이어지던 날, 잠깐 벗어나고 싶은 마음 하나였죠. 웹에서 먼저 반응을 확인하고, 접속이 버거워질 때 앱인토스라는 또 하나의 입구를 열었어요. 진원 님은 마음만 먹으면 뭐든 될 수 있는 시대라고 말해요. 남은 건 그 마음을 30분짜리 실행으로 옮기는 일이에요.

산사 : 온라인 절 궁금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