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치열한 미·중 갈등 속에서 찾는 투자 전략

토스증권 리서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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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vs 중국, 4가지 경쟁 구도

  • 과거 미국이 견제했던 다른 나라들

  • 중국과의 싸움은 조금 더 복잡하고 어렵다

  •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 워싱턴 D.C에 머무는 동안 인상 깊었던 건 도시 곳곳에서 열리는 세미나와 공개 행사였습니다.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치열하게 토론하는 모습에서 정책에 대한 높은 사회적 관심이 느껴졌습니다.

    토론에서 유독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는 바로 ‘중국’이었어요. 현지인들은 중국과의 구도가 경제, 외교, 안보 등 다방면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중국 얘기를 계속 듣다 보니 궁금해졌습니다. 미국은 왜 이렇게까지 중국을 견제할까요? 이러한 집중 견제는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요?

    이번 글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미·중 갈등이 지속될 경우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차근차근 말씀드릴게요.

    미국 vs 중국, 4가지 경쟁 구도

    출장에서 만난 현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은 관세뿐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었습니다. 그 말인즉슨,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려면 그만큼 복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a) 체제 경쟁

    후버 연구소의 조셉 토리지안은 시진핑 주석이 부친의 숙청 경험과 문화대혁명을 반면교사 삼아 ‘중국식 현대화 모델’을 채택했다고 말합니다. 공산당 이념에 디지털 통제를 융합한 이 모델이 장기 집권을 정당화하는 데 쓰이고 있다는 거죠.

    미국이 경계하는 건 이러한 체제가 중국 외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중국은 우간다, 짐바브웨 같은 아프리카 기업에 AI 기반 감시 카메라나 안면인식 군중분석 시스템 등 감시 인프라를 수출했어요. 이를 두고 허드슨 연구소의 토마스 벤슨은 중국이 전 세계로 확산될 ‘기술 기반 전체주의 모델’을 선도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b) 금융 자본 경쟁

    미국은 중국으로 금융자본이 유입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강한 경계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토마스 벤슨은 특히 미국과 유럽의 자본이 홍콩 증시를 통해 제재 대상인 중국 기업으로 흘러갈 수 있음을 지적했어요.

    예를 들어, 미국은 인권 문제를 이유로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도 금융시장을 통하면 미국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죠. 당연히 제재 효과는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c) 기술 패권 경쟁

    AI, 반도체, 위성 등 첨단 기술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여겨져요. 미국이 중국의 기술 발전을 경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AI 산업의 핵심인 GPU 가 중국으로 수출되는 것에 제한을 두고 있죠.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사례도 있었습니다. 올해 초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등장하면서 미국 주식시장에서 엔비디아 등 관련 기업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것입니다. 이후 주가는 회복되었지만, 중국의 기술 발전이 미국의 AI 및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건이었어요.

    d) 공급망 확보 경쟁

    코로나19 당시 미국은 면봉이나 시약 같은 기본적인 의료 물품조차 중국에 의존해야 했어요. 쓰라린 경험을 통해 미국은 공급망 확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죠. 이후 미국은 헬스케어 산업뿐 아니라 반도체, 에너지, 클라우드 등 핵심 산업 전반에 걸쳐 공급망 국내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칩스법(Chips Act)** 등 미국 내 에너지/반도체 생산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한 것도 공급망 국내화 전략의 일환이었습니다. 칩스법에는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중국 내 첨단 반도체 투자를 금지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죠. 인플레이션 감축법 또한 ‘중국에서 생산된 소재 및 부품을 사용할 경우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조건을 담고 있고요. * 미국 내에서 생산된 전기차·배터리 등 친환경 산업에 보조금을 주는 법 ** 미국 내 반도체 공장 투자와 생산에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지원하는 법

    과거 미국이 견제했던 다른 나라들

    미국은 과거에도 특정 국가를 견제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소련과 일본이에요.

    a) 소련 - 냉전시대의 경쟁자

    1950년대, 공산주의 진영을 대표하던 소련은 산업화에 성공하며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섰어요. 군사력도 막강했죠. 미국 입장에서는 위기감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미국 외교관 조지 캐넌이 대통령에게 편지 한 통을 보냅니다.

    소련은 공산주의 확산을 꿈꾸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외교로 봉쇄해야 해요.

    이 편지를 계기로 소련 봉쇄 전략이 구체화됐어요.

    • 마셜 플랜: 유럽 경제 재건 지원으로 소련의 영향력 차단
    • 나토(NATO): 서유럽 국가들을 군사 동맹으로 묶어 소련 견제

    쉽게 말해 미국이 소련을 왕따시킨 셈이었죠. 당시 미·소 갈등은 자유주의와 공산주의의 ‘진영 싸움’이었기에 가능했어요. 결국 막대한 군비 지출에 허덕이던 소련은 붕괴했습니다.

    b) 일본 - 한때 반도체 생산량 1위

    1980년대에는 일본이 미국을 긴장하게 했습니다. 일본의 반도체, 자동차, 전자제품이 세계 시장을 휩쓸면서 미국의 핵심 산업을 위협했거든요. 당시 미국 무역적자의 40%가 일본 때문일 정도였어요.

    미국은 곧바로 대응했습니다. 엔화 가치를 올리는 ‘플라자 합의’로 일본의 수출 경쟁력을 꺾고, 반도체 협정을 맺어 일본 기업들이 만든 반도체의 가격과 시장 점유율에 관여하기 시작했죠.

    미국과의 무역에 기대 성장한 일본에는 뼈아픈 견제였습니다. 결국 일본은 버블 붕괴와 함께 ‘잃어버린 20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중국과의 싸움은 조금 더 복잡하고 어렵다

    소련도 눌렀고 일본도 눌렀으니, 중국과의 대결에서도 미국이 간단히 승리할까요? 생각만큼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중국은 과거 라이벌인 소련과 일본보다 훨씬 까다로운 상대거든요.

    중국은 소련처럼 체제가 달라 동맹을 맺기는 어려운 상대인데, 일본처럼 무역으로 긴밀히 얽혀 있어 완전히 끊어내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복합 경쟁자’인 셈이죠. 게다가 중국은 과거 소련과 일본의 사례에서 교훈도 얻었어요. 소련처럼 무리한 군비 경쟁에 뛰어들지도 않고, 일본처럼 불리한 협상 테이블에 앉지도 않고 있죠. 대신 수출과 내수 시장을 함께 키우는 ‘쌍순환 전략’으로 버틸 힘을 기르겠다는 영리한 전략을 펴고 있어요.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1. 장기전을 염두에 두기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길어질 거예요. 두 나라의 복잡한 관계를 고려했을 때,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단기간에 끝나진 않을 거거든요. 그러니 앞으로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염두에 두셔야 해요.

    2. 기술 패권 경쟁에 주목하기

    기술 패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은 기술 기업에게 기회가 될 수 있어요. 두 나라 모두 기술 패권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수록 산업의 성장 속도도 빨라질 거예요. 인공지능, 우주, 로봇 등 기술 패권을 좌우할 분야는 이미 윤곽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3. 잠재적 리스크 관리하기

    지속되는 갈등은 잠재적인 리스크예요. 미·중 갈등이 언제든 다시 격화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어요. 세계 1, 2위 국가의 충돌은 글로벌 증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어요. 이는 트럼프의 임기가 끝나든, 집권 정당이 바뀌든 마찬가지입니다. 미·중 갈등을 사라지지 않을 ‘상수’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Writer 한상원 애널리스트 Edit 기명균 윤동해 Graphic 윤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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