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페이가 그리는 결제의 새 얼굴
토스가 ‘페이스페이(FacePay)’를 정식 출시했어요. 얼굴을 결제 단말기 카메라 앞에 비추기만 하면 1초 만에 결제가 되는 방식은 영화 속에서만 보던 미래의 한 장면 같지만, 이제는 실제로 주변 매장에서 쓰이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페이스페이는 어떻게 시작되었고, 앞으로 어떤 미래까지 꿈꾸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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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의 시작은 언제나 혁신을 향한 도전에서
Q. 토스 페이스페이의 시작이 궁금해요.
토스는 오프라인 결제 혁신에도 늘 고민을 가지고 있었어요. 지갑을 들고 다니며 카드나 현금으로 결제하는 행위는 일상에서 매일 일어나는 일인데, 오랫동안 발전이 없었던 영역이잖아요. 기술을 통해 더 나은 결제 수단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진 건 2022년 쯤이었는데, 당시 많이 보급되던 QR코드 결제를 보니 스마트폰을 꺼내 앱을 열고 코드를 스캔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사용자에게 진정한 편리함을 주는 결제 수단은 아니라고 봤어요.
그런데 마침 애플페이와 삼성페이 점유율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어요. 여기에 주목하면서 '지갑을 꺼내는 것 다음이 스마트폰만 꺼내는 것이라면, 그다음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이 더 편하다고 느낄까?', '어떤 수단으로 오프라인 결제를 혁신할 수 있을까?' 고민을 거듭했죠. 그렇게 ‘지갑도, 스마트폰도 꺼낼 필요 없는 얼굴 인식 결제’를 준비하게 되었어요.
Q. 많은 바이오 인증 수단 중에 왜 얼굴이었나요?
바이오 인증 결제를 오프라인 결제 혁신의 방향으로 정하고, 여러 방식을 하나씩 분석했어요. 후보로는 홍채, 지문, 얼굴이 있었죠.
우선 홍채는 결제 단말기 카메라로 눈을 인식해야 하는데, 홍채의 면적이 작아 인식률을 목표하는 수치까지 높이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어요. 지문은 모든 사람을 구별할 수 있어서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확장성 측면에서는 적합하지 않았어요. 사용자가 지문 정보를 등록하려면 별도의 디바이스가 필요한데, 디바이스가 있는 곳으로 와서 직접 등록하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반면 얼굴은 스마트폰 카메라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등록할 수 있고, 결제 단말기를 통해 정보를 식별하는 것도 기술적으로 가능했기 때문에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습니다.
Q. 페이스페이를 사용자들도 원한다는 확신이 있었나요?
예전에는 공인인증서를 통해 송금하는 걸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았어요. 물론 번거로운 일이지만 대안이 없었고, 다른 수단을 사용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때는 당연하게 받아들였죠. 그런데 토스 간편 송금이 나오고 나서는 그게 얼마나 불편한 일이었는지 비로소 체감하고, 간편 송금 없는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게 되었잖아요.
저는 페이스페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압도적인 편리함을 경험하면 ‘결제라는 행위를 할 때 아무것도 꺼내지 않아도 되는구나’라고 느끼고, 그전에 하던 방식이 불편했다고 인지하는 거죠. 지금은 사용자들이 불편하다고조차 생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기술로 더 나은 선택지를 제안하는 것. 그게 토스가 그동안 해왔던 방식이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죠.

가장 안전하면서도 편리한 결제를 만들기까지
Q. 3년에 가까운 개발 기간을 거쳐 드디어 페이스페이를 출시했어요.
토스에서 하나의 제품을 이렇게 오래 준비하는 건 이례적이긴 하죠. 목표했던 수준의 안전성과 편리성이 있었는데, 단순히 ‘이 정도면 됐다’는 선에서 세상에 내놓을 순 없었어요. 기준에 맞추려다 보니 원래 계획했던 출시 시점보다도 1년 정도 늦어졌어요.
Q. 정식 출시가 늦어지면서 고민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우리가 목표한 인식률과 속도가 안 나오는거지?' 하고 지칠 때도 당연히 있었죠. 주변의 우려도 있었고요. 그럴 때마다 “이거 안 되는거야? 아니면 우리가 못 하는거야?” 를 팀원끼리 묻고, ‘이건 될 수 있는 기술이다. 아직 우리가 못 하고 있을 뿐이니까 더 노력하면 해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계속 개선했어요. 이 기술이 사용자들에게 압도적인 편리함을 줄 것이라는 확신이 분명했거든요. 결국 이제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신 있는 정도의 수준을 갖췄습니다.
Q. 안전성 부분에 대해서도 자세히 듣고 싶어요.
페이스페이를 개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역시 안전성이에요. 토스는 보안에 진심이잖아요. 실제로 IT 투자액 대비 보안 투자액 비율 10.7%, 보안 인력 비율 9.9%*로 업계 평균(3~5%)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의 투자를 지속하고 있고, 화이트해커 팀도 자체 운영하고 있죠.
얼굴 정보 역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보호하고 있는데, 정보가 서버에 그대로 저장되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에요. 페이스페이 관련 데이터는 암호화되어 망이 분리된 환경의 서버에 저장되고, 암호화되지 않은 원본 데이터는 파기합니다. *2025 정보보호 공시 기준(2024년 투자 현황)
여기에 사진·영상과 실제 사람 여부를 구분하는 ‘라이브니스(Liveness)’, 얼굴 변화와 유사 얼굴을 정밀하게 구분하는 ‘페이셜 레코그니션 모델(Facial Recognition Model)’, 실시간 이상 거래를 탐지하고 부정 거래를 즉시 차단하는 탐지 시스템(FDS, Fraud Detection System) 보안 기술, 헤어스타일·안경·나이 등 외형 변화를 학습할 수 있는 대량의 데이터까지 모두 적용됐습니다. 이 기술들은 어떤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실험실을 별도로 구축해 수천 번 넘는 테스트를 거쳤어요.

다양한 변수를 테스트하는 토스 페이스페이 실험실
Q. 앞서 소개한 기술들이 결제가 진행되는 1초 동안 이루어지는 건가요?
안전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다 보니 동시에 여러 기술이 작동해야 했어요.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결제 속도가 빠르지 않았죠. 아무리 안전한 결제 방식이라 하더라도, 오래 기다려야 한다면 아무도 쓰지 않을 거예요.
결제 속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거듭하면서 개발을 이어왔고, 사내에 페이스페이 디바이스를 설치해 팀원들이 어떤 상황에서 머뭇거리는지 끊임없이 관찰하며 UX를 개선했어요. 심지어 회사 근처에 카페*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외부 환경에서는 어떤 변수가 생길 수 있는지 오랫동안 실험하고 기술을 검증했죠.
* 페이스페이와 결제단말기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토스는 2023년 12월 카페를 오픈하여 직접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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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는 카페 심플리시티(Simpliciy)의 외관
Q.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사전적정성 검토’도 모두 통과했다고 들었는데, ‘사전적정성 검토’가 무엇인가요?
사전적정성 검토는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를 만들 때, 기존 법 해석이나 선례만으로는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에 활용하는 제도예요. 기업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함께 개인정보 보호법 적용 방안을 마련하고 서비스 운영에 앞서 이행 상황까지 점검합니다. 덕분에 새로운 기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법규 위반을 미리 예방하고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어요.
Q. 이 과정을 거치면서 어떤 점이 도움이 되었나요?
개인정보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함께 기술을 검토하며 법에 위배되는 요소는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했고, 이행 점검을 거치면서 안정성의 완성도도 더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페이스페이는 법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안전한 결제 방식이 될 수 있었죠.
지갑이 사라지는 결제의 미래
Q. 얼굴로 결제한다는 얘기를 하면 지인들 반응은 어때요?
처음에는 “카드 쓰는 게 번거롭지 않은데, 굳이 써야 해?”라는 반응이 많았어요. 그러다 지인들과 만나는 장소 근처에 페이스페이 결제가 가능한 곳이 있으면 가서 써보라고 해요. 그러면 거의 다 비슷하게 말하죠. “결제가 이렇게 빨리 된다고?”
저는 그런 말을 들으면 사실 좋아요. 간편송금이 처음 나왔을 때도 그랬거든요. 1초 만에 돈이 보내지니까 불안하다는 반응이 있었어요. 아마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었을 텐데, 페이스페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낯선 기술을 한 두 번 써보고 만족한다면 이전 방식이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질 거예요. 페이스페이를 굳이 써야 하냐고 물어보던 제 친구들도 이제 페이스페이 잘 쓰고 있거든요.
Q. 정식 출시 전 페이스페이 서포터즈를 운영하셨어요.
실제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마지막 개선 작업을 하려고 지난 3월부터 5개월 동안 서포터즈를 운영했어요. 35만 명의 서포터즈들이 참여해 다양한 피드백을 주셨고, 그 의견을 반영해 페이스페이를 더욱 완성도 있게 다듬어서 정식 출시를 할 수 있었죠.
Q.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다면요?
서포터즈분들의 피드백 하나하나가 인상적이었지만, 그중에서도 1945년생 어르신께서 서포터즈 활동 기간 내내 페이스페이를 쓰신 게 떠오르네요. 연령대가 가장 높으신 서포터즈셨는데, 어려움 없이 잘 사용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도록 만들었구나!’ 하는 뿌듯함이 컸거든요.

Q. 기존의 결제 방식과 비교했을 때, 페이스페이만의 특별한 점은 무엇일까요?
아무것도 꺼내지 않는 자유요. 지갑도, 카드도, 스마트폰도 필요 없는 결제. 집 앞 편의점 갈 때 결제 수단을 두고 와 다시 되돌아갈 필요가 없어요. 얼굴을 놓고 오는 경우는 없으니까요. 게다가 얼굴은 잃어버릴 염려도 없죠.
Q. 아직 페이스페이가 낯선 사람들에게 어떤 한마디를 건네고 싶으세요?
한번 써보세요. 직접 경험해보면 다시 돌아가기 힘들 겁니다!
Edit 윤동해 Graphic 최서윤 이동건
결제의 미래를 지금 바로 경험하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