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손에 맥주를 들고 결제하는 해방감에 관하여
10월 2일부터 사흘간 부산 삼락생태공원 곳곳에 토스 페이스페이가 있었다. 푸드 라운지와 MD 부스의 결제 단말기, 페스티벌 필수품을 가득 담은 자판기, DJ가 있는 라운지까지. 록스피릿 가득한 “부산국제록페스티벌” 현장에서 거추장스러운 도구로부터, 한낮의 더위로부터, 그리고 남의 시선으로부터 관객을 자유롭게 하려고 준비한 것들이었다.
시작부터 흥에 젖은 관객들은 SNS에 기대감을 표했다. “페스티벌에서 폰은 짐이죠.”, "폰 없이 얼굴로만 돼요? 대박." 실제로 행사를 취재한 한 매체는 이런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부락 왔는데 사람들이 지갑을 안 꺼내요."
사흘 동안 1만 명 넘는 관객이 얼굴로 결제했다. 입장객 네 명 중 한 명꼴이다. 그중 절반 가까이는 부락*에서 페이스페이를 처음 써본 사람이었고, 한 사람이 평균 네 번 넘게 결제했다. 한 번 쓰니까 편해서 계속 쓰게 된다는 평이 이어졌다.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을 줄여 부르는 말.
이 기록은 1월에 던진 질문 하나에서 시작됐다. 편리함을 설명할 게 아니라 해방감을 경험하게 할 수 있을까. *뉴 비즈 브랜딩 팀 윤동해 PM과의 인터뷰를 재구성했습니다.

#1 페스티벌에 간 이유: 분실물 공지에는 늘 지갑이 있다
질문은 하나였지만, 그 안에 딸린 생각은 여러 갈래였다. 결제 서비스가 록페스티벌에서 뭘 할 수 있을까. 부스 하나를 차릴지, 행사장 전체를 무대로 삼을지, 결제와 휴식과 이벤트를 어떻게 하나의 경험으로 묶을지, 광활한 땅 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매끈한 경험을 제공하는 게 가능한 일인지… 고민이 깊었다.
돌이켜보면 낯선 질문은 아니었다. 토스가 만든 편리함을 일상에서 직접 겪어볼 계기를 만드는 것. 서비스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사명을 가진 우리 팀이 장소를 바꿔가며 계속해온 일이었다.
설명 대신 써보는 자리를 얼굴로 결제한다는 건 처음 들으면 낯선 일이다. 그 생소함을 설명하려고 들면 기술은 오히려 더 어렵게 느껴진다. 그래서 페이스페이를 소개하는 자리마다 혜택보다 경험을 먼저 설계했다. 정원박람회에서 선보인 ‘북크닉(책+피크닉)’ 이벤트부터 편의점 팝업 스토어, 야구장 브랜드데이, 대학 축제들에 찾아간 푸드트럭까지. 장소도 형식도 제각각이었지만, 페이스페이가 좋다고 느낄 만한 순간을 일상 곳곳에서 마주치게 했다는 점은 같았다.
그렇게 쌓은 시간은 숫자로도 돌아왔다. 페이스페이의 브랜드 인지도는 85%까지 올랐고, '얼굴 인식 결제'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로 78%가 토스를 꼽았다.* *2026년 7월 기준

아는 것과 쓰는 것 사이 그런데 아는 것과 쓰는 것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있었다. 페이스페이가 편하다는 건 알아도, 직접 써보기 전까지 얼굴로 결제하는 일은 한 번쯤 망설여진다. 아직 '당연한' 결제 수단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그래서 올해의 목표는 “대세감”이었다. 주변에서 이미 안전하게 잘 쓰고 있다는 감각이야말로 사람들의 마음속 문턱을 가장 자연스럽게 낮춰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상반기에 페이스페이가 얼마나 빠르고 편리한지 체감하게 하는 데 집중했다면, 하반기에는 한 걸음 더 들어가고 싶었다. 페이스페이만 줄 수 있는 본질적인 가치를 이야기할 차례였다. 그게 바로 자유, 그리고 해방감이었다.
분실물 공지 속 지갑들 그렇다면 해방감은 어디서 가장 크게 느껴질까. 다른 행사들의 비하인드를 보다가 실마리를 발견했다. 페스티벌이 끝나면 어김없이 분실물 안내 공지가 올라오는데, 사진 속에는 빠짐없이 지갑과 카드가 가득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축제를 즐기는 내내 지갑을 신경 쓰고, 결국 잃어버리기도 한다는 뜻이었다.
지갑을 두고 다녀도 되는 페스티벌이라면 그 걱정부터 사라지지 않을까. 하루 종일 뛰고 소리 지르느라 지갑과 휴대폰이 가장 거추장스러워지는 곳, 록페스티벌이야말로 페이스페이가 꼭 필요한 현장이었다.
“부락”으로 가요 여러 페스티벌 가운데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을 고른 건 관객이 이곳에 오기까지의 여정 때문이었다. 부락은 부산 밖에서 찾아오는 관객이 유독 많다. 기차를 타고, 숙소에 짐을 풀고, 셔틀을 갈아타며 먼 길을 오는 만큼 짐을 하나라도 줄이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었다. 10월 초 열리는 만큼 한여름 페스티벌보다 결제 기기가 덜 고생할 거라는 계산도 있었다.
부스를 차릴지 행사장 전체를 무대로 삼을지는 부산축제조직위원회와의 첫 만남에서 정해졌다. 조직위와의 대화는 늘 관객에서 시작했고, 페스티벌의 불편함을 덜어주고 싶다는 니즈도 분명했다.
우리는 토스를 '공식 결제 수단 스폰서'로 제안하고, 행사장의 모든 F&B 부스와 MD숍에 토스 결제 단말기 '프론트'를 놓기로 했다. 덕분에 행사장 어디서든 페이스페이로 결제할 수 있게 됐고, 다른 협찬 브랜드와도 쿠폰과 프로모션으로 함께 움직일 수 있었다. 카드나 다른 결제 수단은 그대로 두었다. 페이스페이는 더 가볍고 혜택도 있는 선택지로 곁에 있으면 충분했다.
부스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브랜드를 보여주지만, 결제는 그 사람의 하루 안으로 들어간다. 우리가 원한 건 후자였다.
이제 남은 건 현장을 해방감으로 채우는 일이었다. 우리가 그곳에서 구현하고 싶은 건 빠른 결제라기보다 지갑도 휴대폰도 꺼내지 않고 노는 사흘이었다.

허허벌판에서 설치가 시작됐다. 먹구름이 몰려오는 건 기분 탓일까…
#2 삼락의 캄캄한 밤, 준비를 마치고
행사 전날 밤, 삼락생태공원은 캄캄했다. 불 꺼진 공원 곳곳에는 사흘을 위해 준비한 것들이 서 있었다.
페스티벌의 편의점 토스 결제 단말기는 행사장의 모든 F&B 부스와 MD숍에 들어갔다. 여기에 하나를 더했다. 편의점이 없는 삼락에서 '페스티벌의 편의점'이 되어줄 페이스페이 자판기 일곱 대다. 일부러 찾아오지 않아도 필요할 때 바로 옆에 있도록 관객이 오래 머무는 곳에 두었고, 처음 써보는 사람도 부담 없도록 가격은 대부분 원가 이하로 맞췄다.
품목을 고를 때는 “록페 좀 아는 브랜드가 준비했네”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생수, 반다나, 뛰어놀다 잃어버리지 않게 카라비너를 단 접이식 방석, 비가 오거나 이슬이 올라와도 짐을 보호할 수 있는 김장비닐 같은 것들을 준비했다. UV 우산은 꼭 필요할지 의견이 갈렸지만, 막상 부락의 가을 햇빛이 뜨거워 빠르게 동났다. 몇만 명이 모이는 곳에서는 각자 즐기는 방식이 모두 정답이었다.
시끄러운 곳의 조용한 방 페스티벌은 이미 충분히 할게 많고 소란하다. 스폰서 부스들도 저마다 더 크게, 더 화려하게 관객을 부른다. 우리는 거기에 큰 소리를 하나 더 보태는 대신 잠시 숨을 고를 곳을 만들었다. 앰비언트 DJ의 음악 아래 편하게 누워 쉴 수 있는 토스 페이스페이 라운지다. 바깥 유리벽은 반투명하게 처리해서, 지나가던 사람도 '저 안에서 다들 쉬고 있구나'를 알아볼 수 있게 했다.
토스 결제 단말기 '프론트'를 본뜬 인형탈도 행사장을 누볐다. 함께 사진을 찍으면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었고, 매 정시에는 쿠폰 월에서 쿠폰을 뜯어 갈 수 있었다.

조용히 도움이 되는 조연 페스티벌의 주인공은 무대 위 아티스트와 그 음악을 즐기러 온 관객이다. 토스는 그 곁에 머무는 조연이면 충분했다. 그래서 브랜드를 크게 드러내기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 더 힘을 썼다.
이곳에서 만드는 경험의 퀄리티는 결국 인터넷에 달려 있었다. 무선 인터넷이 불안정한 삼락에 유선 인터넷을 새로 깔고 라우터를 넉넉히 준비했다. 관객으로서는 아무 일 없이 결제되는 게 당연하지만, 그 당연함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치열했다. 밤 사이 작은 짐승들이 자주 나타난다는 말을 듣고 긴장했으나 고라니가 전선을 뜯어먹는 일은 다행히 일어나지 않았다.
공간마다 경험은 하나만 담았다. 한 화면에 하나만 담는다는 토스의 원칙을 공간에 옮긴 것이다. 할인은 할인, 쉬는 건 쉬는 것. 관객 대부분은 현장에서 우리를 처음 만나는데, 그 짧은 순간에 이해되려면 해야 할 일이 단순해야 했다. 물론 “토스켜는곳” 깃발을 세우는 등 록페스티벌 현장에서만 드릴 수 있는 깨알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축제가 시작됐다.

#3 지갑도 휴대폰도 없이
얼굴로 하는 결제는 생각보다 빨리 현장에 스며들었다. MD 부스 앞에서는 줄 선 관객들끼리 "페이스페이 쓰셔요"라며 서로 혜택을 알려줬고, 첫날 밤 관객들이 모인 오픈채팅방에서는 "페이스페이 알고는 있었지만 페벌에서 쓰니까 넘 편함”, “지갑도 안 가지고 다녀도 되고, 할인도 짱짱함"처럼 긍정적인 반응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현장에 왔던 또 다른 매체의 게시물 제목도 기억에 남는다. “Two beers in hand, zero cards needed(맥주는 두 손에, 카드는 필요 없음).”
라운지에서 잠든 사람들 가장 뿌듯했던 곳은 라운지였다. 중간중간 들러보면 대부분 낮잠에 빠져 있었다. 한 관객은 라운지에서 잠들었다가 기다리던 공연을 놓쳤다는 글을 SNS에 남기기도 했다.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들었지만, 우리가 의도한 쉼이 제대로 전해졌다는 뜻이기도 했다.
라운지는 어느새 행사장의 길잡이가 돼 있었다. “MD 어디죠?”라는 질문에는 "토스 부스 옆이에요!"라는 답이 달렸고, 분실물을 찾아가라는 공지에도 “토스 부스 근처”라는 말이 붙었다. 조용히 스며들자고 했는데, 관객들은 우리를 기준 삼아 길을 찾고 있었다.
결제 단말기와 슬램을 예상과 가장 달랐던 건 인형탈이었다. 결제 기기를 본뜬 캐릭터를 록페 관객들이 좋아해줄지 반신반의했는데, 막상 나가니 다들 귀엽다며 반겼고 함께 사진을 찍으려 줄을 섰다. 가족 단위로 온 관객이 많아 아이들이 특히 좋아했다. 나중에는 관객들이 인형탈과 손을 잡고 슬램을 했다. 그 모습을 보는데, 페이스페이가 정말 이 축제의 일부가 됐구나 싶어 뭉클했다.

뜨거운 가을 햇살의 습격 예상하지 못한 변수는 햇빛이었다. 결제 기기를 하루 종일 야외에 두는 건 우리도 처음이었다. 10월이라고 마음을 놓았는데, UV 우산이 동날 만큼 한낮의 햇볕은 뜨거웠고 자판기와 단말기도 달아올랐다.
곧바로 단톡방을 열어 자판기 일곱 대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나눴다. 열이 오른 기계가 보이면 가장 가까운 사람이 달려가 식혔고, 라운지 앞 단말기에는 스태프가 양산을 씌웠다. 둘째 날 잠깐 인터넷이 끊겼을 때도 설치 파트너가 빠르게 되살렸다. 구멍 하나를 막으면 옆에서 더 큰 구멍이 터져 물이 쏟아지는 것이 망망대해 위 작은 배에 올라탄 기분이었다. 포세이돈의 미움을 산 오디세우스가 이런 심정이었을까! 자리 배치부터 전기선까지, 바로 결정해야 하는 일이 계속 생기는 현장이었지만 일찍 내려간 덕분에 문제가 생기면 그 자리에서 바로 움직일 수 있었다.
다음에는 기계를 위한 그늘까지 예쁘게 디자인해볼 생각이다. 아, 사흘 내내 비는 한 방울도 오지 않았다. 천운이었다.

#4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경험
부산에서 돌아와 성적표를 받는 심정으로 숫자를 열어봤다. 사흘 동안 행사장에서 일어난 페이스페이 결제는 4만 건을 넘겼다. 가장 오래 들여다본 건 결제한 사람들의 면면이었다. 부락에서 처음 페이스페이를 써본 사람에 한동안 쓰지 않다가 다시 쓰기 시작한 사람까지 더하면, 결제자의 3분의 2가 원래는 페이스페이를 쓰지 않던 사람이었다. 이미 쓰던 사람이 더 많이 쓴 게 아니라, 쓰지 않던 사람이 쓰기 시작한 점이 고무적이었다.
그 경험은 행사장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결제자 다섯 명 중 한 명꼴은 부락이 열리는 동안 행사장 밖에서도 페이스페이로 결제했다. 축제에서 처음 겪은 편리함이 문밖의 일상까지 따라 나간 것이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는 "불안해서 안 쓰고 있었는데, 부락에서 처음 써보니 편하고 좋았다"는 후기가 이어졌다. 낯섦은 첫 결제에서 끝났다.
없으면 불편한 존재 토스 간편송금을 써본 뒤에야 공인인증서가 얼마나 번거로웠는지 알게 된 것처럼, 페이스페이도 몇 번 써보고 나면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는 일이 번거롭게 느껴진다. 부락에서 처음 써본 사람들이 축제 내내 몇 번이고 다시 얼굴을 내미는 걸 보며, 오프라인에서 한 번 겪은 경험이 얼마나 힘이 센지 실감했다.
회고 자리에서 한 동료는 혜택은 사람을 오게 하지만 팬을 만들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혜택이 비슷해지는 날이 오면, 선택을 가르는 건 그동안 쌓아온 경험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계속 현장으로 나가는 이유다. 페이스페이 누적 가입자는 어느새 900만 명*을 넘었고, 우리는 벌써 다음 현장을 준비하고 있다. 어디서든 "페이스페이가 있으니까 편하네. 이제 없으면 불편하겠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날까지. *2026년 10월 기준
광활한 땅 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매끈한 경험이 가능할지 고민하던 1월을 떠올리면, 인터넷부터 새로 깔아야 했던 곳에서 사흘 동안 수만 건의 결제가 무사히 지나간 게 아직도 신기하다. 관객에게 해방감을 선물하려고 준비한 축제였는데, 끝나고 나니 우리도 해방된 기분이었다.
사실 부락은 내 인생 첫 페스티벌이었다. 관객들의 순수한 열정에 반해 다음에는 꼭 관객으로 오겠다고 다짐했다. 그때는 나도 얼굴만 가지고 양손 가볍게 가고 싶다.
Interviewee 윤동해, Graphic 조수희, Photo 이욱영

진짜 안정감을 찾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