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는 왜 ‘얼굴’을 이야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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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역사 속에서 우리를 구분 짓고 집단을 이루는 사회적 언어로 작동했습니다. 철학과 예술은 얼굴에서 인간의 본질을 읽어내고, 과학과 기술은 얼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 왔죠. 그리고 이제, 그 여정의 끝에서 얼굴은 마침내 결제를 대신합니다. 존재 자체가 증명의 기준이 되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방식으로 말입니다.
‘얼굴이 우리에게 이토록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얼굴은 어떤 힘을 지니고 있는가.’ 토스 오리지널 필름 <The Power of FACE>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초상화가, 배우, 관상가, 과학 커뮤니케이터, 성형외과 의사, 얼굴인식 연구자, 그리고 페이스페이 플랫폼 PO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7인이 등장하여 '얼굴이 지닌 진정한 의미'를 탐구합니다.
🎬 7인이 말하는 얼굴의 7가지 의미
<The Power of FACE> 미리보기
#1. 초상화 작가, 정중원

정중원 작가는 외할머니께 초상화를 그려 드린 적이 있습니다. 몇 년 후 그 그림은 영정 사진으로 사용되었는데, 알고 보니 할머니께서 생전에 그 그림을 ‘쳐다보기도 싫어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심혈을 기울여 정밀하게 그린 할머니의 '세월'이 사실은 할머니 본인에게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모습이었던 것입니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초상화가로서 내가 보는 상대의 모습만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떻게 보이고 싶어 하는지, 더 나아가서는 어떤 모습으로 남고 싶은지를 우선적으로 알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 얼굴은 ‘나의 것’이지만 평생 직접 볼 수는 없습니다. 오직 거울이나 사진, 타인의 시선으로만 간접적으로 볼 수 있죠. 이 과정에서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 사이의 간극이 발생합니다. 그렇지만 정중원 작가는 이러한 ‘간극 사이에 있는 모든 스펙트럼의 합이 바로 나’라고 정의합니다.
Q. 초상화 작가로서 ‘얼굴’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A. 얼굴은 ‘나’예요. 그런데 흔히 ‘남들이 바라보는 나’와 ‘내가 생각하는 나’를 구분하려고 하거든요. 하지만 이 사이의 광범위한 범위를 다 나라고 인식하면 좋겠어요. (중략) 스스로를 하나의 결정된 이미지로 생각하지 마시고 스펙트럼으로 바라보자는 거죠.
#2.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정모

이정모 관장은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 타인을 더 잘 구분할 수 있는 이유가 '방추상회'라는 뇌의 한 부분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뇌의 대부분은 일정 시기가 되면 성장을 멈추지만, 얼굴 정보를 인식하는 방추상회는 새로운 얼굴을 만날 때마다 계속 발달하죠.
유전학적으로 보면 인류의 DNA는 99.9% 동일합니다. 유전자의 대부분이 같은데도 그 작은 0.1%의 차이가 사람 사이의 모든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인류의 진화 관점에서 보면 0.1%의 유전적인 차이와 그것을 알아보는 능력이 오랜 기간 유지되는 이유는 그만큼 인류에게 ‘고유성’이 중요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Q. 과학자로서 얼굴에는 어떤 힘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얼굴은 가장 본질적이고, 타인과 나를 구분짓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유전자의 0.1% 차이가 드러나는 가장 확실한 영역이 바로 얼굴이니까요. 다른 사람과 구분되는 유일한 것이 있다는 말은 그만큼, ‘내가 소중하고 귀한 존재’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고유성이 인간의 가치를 증명하는 셈이기도 합니다.
#3. 배우, 문소리

문소리 배우에게 얼굴은 내면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곳입니다. 캐릭터가 처한 상황, 역사, 감정을 내면화하다보면 그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얼굴에 표현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모습이어야 한다'고 미리 정해두고 거기에 얼굴을 맞추려 하면 오히려 좋은 연기를 하기 어렵다고도 합니다. 몸과 마음, 정신과 감정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꾸며내지 않은 진짜 얼굴이 만들어지는 거죠.
하지만 배우에게 얼굴은 양가적인 주제입니다. 카메라 앞에서 가장 정면에 드러나기 때문에 얼굴이 중요하다고 느끼면서도, 동시에 '얼굴은 내 몸의 한 부분일 뿐,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특히 노화 앞에서 이 감정은 더욱 선명해집니다. 노화가 보이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것 같은 마음과 자연스러운 주름이 여과 없이 드러나길 바라는 마음이 늘 공존하죠.
결국 배우 문소리가 도달한 지점은 '받아들임'입니다. 도서관에서 평생 일한 사람의 얼굴에는 도서관이 담기듯, 우리가 살아온 삶이 담긴 얼굴 그 자체를 인정하자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얼굴은 나의 모든 역사를 담고 있고, 그래서 좋아하는 부분도 미워하는 부분도 하나같이 소중한 흔적이라는 것이죠.
Q. 배우 문소리에게 얼굴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A. (내 얼굴을) 일단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요. 이게 내 얼굴인걸요. 달라지길 원하지도 않고, (내 얼굴의) 강점도 약점도 알고…결국은 그 얼굴을 우리가 얼만큼 받아들이고, 사랑하고 있는지가 (중요하지 않나).
#4. 관상가, 신기원

신기원 관상가는 60년간 관상을 본 베테랑입니다. 흔히 관상은 ‘얼굴 생김새만’ 보고 판단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내면까지도 들여다본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그 사람의 얼굴에 담긴 타고난 ‘기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는 아무리 모습이 비슷한, 설사 쌍둥이일지라도 완벽히 똑같은 얼굴이나 운명은 없다고 단언합니다. 이를 관상학적으로는 말하자면 하늘, 땅, 음과 양의 원리가 얼굴과 몸에 반영되어 ‘그 사람만의 고유한 기운이 생기기 때문’이죠.
Q. 관상학적으로 ‘얼굴을 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A. 얼굴에 담겨 있는 기운, 그 기운을 보는 거예요. 외모를 봐야 기운을 알죠.
#5. 성형외과 의사, 유희진

유희진 교수는 재건 성형 분야의 전문가입니다. 재건 성형이란 사고나 질병, 선천적 요인으로 잃어버린 부위를 복원하는 의학 분야로, 단순히 기능을 되찾는 것을 넘어 미용적 요소까지 고려해 환자가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도록 돕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성형외과 의사인 그가 성형을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형을 '단순히 더 나은 얼굴로 바꾸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오히려 '고유성을 되찾는 과정'으로 봅니다. 환자들이 아예 새로운 얼굴을 원하기보다는 내가 원했던 ‘나의 얼굴’, 더 ‘나다웠으면’ 하는 얼굴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죠. 동시에 눈코입을 바꿔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표정 근육의 움직임이나 그 사람 특유의 분위기는 그대로 남아 있죠.
Q. 아무리 성형을 해도 달라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요? A. 사람 얼굴이 가지고 있는 표정 근육이나 움직임은 잘 변하지 않아요. 눈코입이나 골격을 바꾼다 해도 미세한 움직임 등은 바뀌기가 어렵거든요. 첫 눈에는 ‘어 달라보인다’ 해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금방 그 사람인 것을 알아챌 수 있어요. 이런 건 단순히 외면이 아닌 내재된 것들이잖아요. 이런 것들이 사람들의 고유성을 규정짓는 것 같아요. 그게 가장 확실하게 드러나는 게 얼굴이고요.
#6. 인공지능 연구자, 김익재

김익재 연구소장은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상용화되기도 전부터 이를 기반으로 얼굴의 움직임을 생성하고 재현하는 연구를 해왔습니다. 특히 2015년에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Age Progression’(나이 변환 기술)이라는 기술을 활용하여 이산가족들의 어릴 적 사진으로 현재의 나이든 모습을 구현하고, 전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기술적 한계 속에서도 총 스물세 가족을 위해 현재의 예상 모습을 반영한 얼굴을 보여주었을 때 이산가족들이 큰 감동을 받았고, 연구자로서도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는 동시에 얼굴 인식의 궁극적인 목표가 사람을 통제하는 도구가 아닌, 인간 개개인의 유일성을 존중하고 보증하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Q. 앞으로 얼굴인식 기술은 어떻게 발전할까요? A. 단순히 이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각자의 얼굴에 담긴 고유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얼굴 인식 기술을 개발하는 지향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7. FacePay(페이스페이) 플랫폼PO, 신유진

영상 끝에는 페이스페이를 개발한 신유진 플랫폼PO*가 등장해 토스가 기술을 대하는 방식을 설명합니다. 그에게 오프라인 결제 시장은 '사람들의 삶을 이롭게 바꿀 수 있는' 기회의 영역이었습니다. 카드와 휴대폰 결제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편리해 보이지만, 토스는 여기서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결제 경험을 주기 위해 고민 끝에 선택한 새로운 결제 수단은 바로 '얼굴'이었습니다. 왜 얼굴이었을까요?
*플랫폼PO는 토스에서 기술의 쓰임과 가치를 찾고, 사용자의 편리함과 신뢰를 설계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기존의 결제 수단들은, 실제 결제를 하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행동을 필요로 합니다. 지갑을 꺼내고, 카드를 고르거나 앱을 실행하고, 단말기 위치를 맞춰 인식하는 일련의 과정이 있죠. 하지만 결제 경험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처리 속도가 아니라, 불필요한 조작 단계를 없애는 것입니다.
시중의 모든 결제 수단을 분석한 결과, 결제 수단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크게 등록과 결제 과정의 불편함을 줄여야 했어요. 결제 수단으로서 ‘얼굴’은 시공간 제약 없이 누구나 쉽게 휴대폰으로 인증 및 등록할 수 있고, 결제할 때는 별다른 도구 없이도 결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전의 경험과는 다른 가치를 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Q. 토스가 FacePay(페이스페이) 제품을 만드는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사람들이 ‘이미 카드와 휴대폰 결제도 너무 충분히 편하지 않아?’라고 생각했을 때, ‘더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하고 고민하는 게 토스의 DNA이고, 그런 점에서 유저들에게 훨씬 차별화된 가치를 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해?’ 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는데, 사람들을 이롭게 할 것이라는 회사와 제품의 이 비전이 옳다고 믿고, 즐겁게 기꺼이 하는 동료들이 있기 때문에 더욱 힘이 나는 것 같아요.
🙂 토스가 ‘얼굴’을 이야기하는 이유

7인의 전문가가 각자의 자리에서 건넨 언어는 달랐지만, 결국 하나의 의미로 이어집니다. 얼굴은 곧 ‘나’이며, 개개인의 고유성이 담긴 정체성 그 자체라는 점입니다. 토스는 페이스페이를 통해 이 고유성의 힘을 편리하고 안전한 결제 경험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리지널 필름 〈The Power of FACE〉에서는 얼굴이 지닌 본질을 묻습니다. 더 나아가 인간의 고유성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담았습니다. 7인의 전문가가 각자의 언어로 발견한 얼굴의 의미를, 토스는 하나의 문장으로 압축하고자 합니다.
‘얼굴, 그 힘을 마주하다’
여러분에게 얼굴은 어떤 의미인가요?
Edit 유서진 Graphic 이은호 이제현
얼굴, 그 힘을 마주하다 <The Power of FA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