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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직장인이 자신에게 물어야 할 하나의 질문

Ground Tr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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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동료일까 경쟁자일까. 사실 우리의 고민은 큰 의미가 없다. 답을 내리는 사이, AI는 이미 회사 문을 열고 들어와 내  옆자리에 앉아 있기 때문이다. AI는 손에 쥐어진 새로운 도구가 아니라 옆에 앉아 나와 같은 모니터를 보고 있는 주체에 가까운 객체다.

그래서 사람들은 옆자리에 앉은 AI를 쉽게 환대하기 어렵다. 그가 나와 함께 일할 동료가 아니라 내 자리를 인수받을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인수인계를 마치면 나는 물러나야 하는 걸까?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지금 이 자리에 내가 앉아 있어야만 하는 이유를 다시 정의해야 한다.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신수정은 HP와 삼성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KT 부문장을 거쳐, 지금은 여러 기업에 경영 자문과 CEO 멘토링을 수행하고 있는 36년 차 리더십 코치다. 그는 일상에서 길어 올린 일에 대한 생각과 통찰을 정리해 소셜미디어에 틈틈이 올린다. 그렇게 쌓인 수백 편의 글을 갈무리한 여러 책에서 그는 공통적으로 ‘일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AI로 인한 커리어 위기는 세대마다 다른 얼굴로 온다

김창선(토스 Content Producer, 이하 창선): 수정님은 2000년대 인터넷 혁명과 2010년 모바일 전환을 산업 한복판에서 통과해오셨죠. 지금 2026년 AI 임팩트는 과거 기술 혁명의 일환이라고 보시는지, 아니면 완전히 다른 대전환이라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신수정(이하 수정): 과거와는 분명 다른 부분이 있어요. 저는 인터넷과 모바일은 손발이 확장되는 도구의 혁신이라면, AI는 뇌가 확장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과 모바일은 내가 닿을 수 있는 영역이 전 세계로 넓어진 소통 수단의 변화였죠. 하지만 그걸 사용하는 나의 뇌는 똑같았단 말이에요. AI는 그 도구를 쓰는 뇌가 향상이 된 거죠. 이건 새로운 패러다임 혁명이고 인간이 과거보다 훨씬 큰 ‘슈퍼 파워’를 가질 수 있는 대전환이라고 봅니다.

창선: AI 전환이 일으킨 임팩트 중 하나로 일자리 위기가 있습니다. 특히 개발자나 회계사 같이 안전하다고 믿었던 전문직 직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데요. 이런 일자리 위기를 어떻게 진단하시나요?

수정: 저는 AI 이전부터도 안전한 일자리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서비스를 찾는 수요보다 그 자리의 공급이 적을 때 안전하다고 얘기를 하죠. 예를 들면 시장에 1,000명의 전문가가 필요한데 100명만 라이센스를 주면 그 직업은 안전해보이죠. 직업의 속성 자체가 안전하고 불안정한 게 아니라 유동적으로 변하는 수요와 공급에서 안전함을 판단할 뿐인 거예요. 사실 착각이죠.

AI가 바꾼 건 그런 안전한 직종에 공급을 완전히 열어버린 거예요. 1,000명의 전문가가 필요한 시장에 수만 명의 전문가가 풀린거죠. 모두가 AI를 통해서 높은 수준의 개발자와 회계사를 가질 수 있게 됐잖아요. 그러니까 직업의 희소가치가 떨어진거죠. 배관공이나 용접공 같은 육체노동은 아직 피지컬 AI의 공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해보이지만, 앞으로는 AI로 인해서 대부분의 직업이 안전하지 않은 상태로 돌아가게 될 거예요. 모든 직업이 똑같은 조건이 될 거라고 예상합니다.

창선: AI 시대에 커리어 관점에서 가장 위험한 세대와 가장 유리한 세대는 어디인가요?

수정: 20대와 40대는 각각 다른 형태의 어려움을 겪을 거예요. 반면에 30대는 지금 시기가 가장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AI 대전환에서는 두 가지 축이 중요하거든요. 한 축은 내가 AI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능력, ‘AI 리터러시’가 있어요. 다른 한 축은 실제 업무에서 경험으로 쌓아 올린 지식, ‘도메인 지식’이 있죠. 이 두 가지가 모두 중요해요. 요즘 일자리 얘기하면 AI 활용 능력만 이야기하는데 절대 아니에요. 내가 도메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AI 능력만 뛰어나면 결국 AI 강사밖에 못 하는 거예요. 도메인 지식이 붙어줘야 그 능력을 커머스에 쓰든, 영업에 쓰든 실제 일에 붙여서 가치를 만들 수 있죠. 그만큼 AI 리터러시와 도메인 지식이 똑같이 중요하죠.

30대는 ‘AI 리터러시’와 ‘도메인 지식’ 이 두 가지를 충분히 가지고 있어요. 30대 정도 됐으면 회사에서 몇 년 정도 업무 경험도 쌓아왔고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도 뒤지지 않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잘 융합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죠.

20대는 AI 리터러시는 좋아요. 30대보다 훨씬 빠를 수 있죠. 그런데 도메인 지식이 없어요. 우선 입사 자체가 쉽지 않고 일을 시작했다고 해도 1,2년 밖에 안 됐을 거예요. 도메인 지식이라는 건 책이나 AI로 뚝딱 배우는 게 아니라 소위 ‘닭짓’이라고 하는 부딪히고 깨지고 실패하면서 몇 년 동안 배워야 하는데 그걸 익힐 시간이 별로 없는 거예요. 그래서 AI 리터러시는 높아도 도메인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술을 실제 가치와 연결시키기 어렵죠.

40대는 그 반대예요. 도메인 지식은 풍부하죠. 그런데 AI 리터러시가 점점 떨어져요. 그래서 제가 보기엔 이 두 축의 밸런스가 가장 좋은 30대가 가장 유리한 세대이고 20대와 40대는 각각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이렇게 판단해요.

20대가 새로 그려야 할 커리어 경로

창선: AI로 인한 일자리 위기를 가장 크게 체감하는 세대는 역시 20대 일 것 같습니다. 신입 채용 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으면서 커리어 경로의 첫 단계를 밟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수정: 확실히 힘들 거예요. 기회 자체가 너무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 20대는 어디든 빠르게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곳에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까 20대에게 제일 중요한 게 ‘도메인 지식’이라고 했잖아요. 빠르게 산업 현장에 들어가서 악착같이 경험을 쌓을 수밖에 없어요. 작은 창업이라도 괜찮아요. 뭔가 팔아보고 현장에서 경험하면서 도메인 지식을 압축적으로 익히는 게 중요하죠.

반대로 계속 공부를 붙잡고 있는 건 피해야 해요. 지금은 시간이 없어요. 내 분야라면 어디가 됐든 일단 들어가서 지식을 습득해서 내 역량을 빠르게 향상시키는 게 필요하지, 공부만 하고 있거나 시험만 준비하는 건 위험한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창선: 20대가 처한 위기 속에서 그나마 기회 요인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수정: 일단 일을 시작하고 나면 과거와는 다르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거예요. 과거의 선배들은 커리어 초반 시기를 느슨하게 보냈어요. 1,2년간 교육만 받는다든지 위에서 시키는 단순 업무만 한다든지, 회사에서 시간을 들여 교육시켜줬단 말이죠. 지금은 회사에서 그런 것을 용납하지 않아요. 곧바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하죠. 그만큼 개인이 굉장히 빨리 성장할 수 있는 시대가 됐어요.

그러면 ‘성장이라는 게 뭐냐’ 라는 질문이 따라오죠. 저는 일에 있어서 살아남는 능력은 이런 거라고 생각해요. 첫 번째는 일에 있어서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이죠. 두 번째는 문제를 푸는 능력이죠. 이때는 AI를 활용하는 능력, AI 리터러시가 힘을 발휘하겠죠? 세 번째는 AI와 푼 답안지를 가지고 사람들과 같이 실행하는 능력이에요. 여기서 핵심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조직 안에서 사람들과 같이 해야 한다는 점이죠. 결국 설득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이 필요한 거예요. 이렇게 문제를 발견하고, AI와 풀고, 사람들과 같이 실행하는 능력. 이 플로우를 향상시키는 게 바로 성장이에요.

이 성장의 시간을 거치면 ‘나’의 파워가 더 세질 거예요. 회사의 가치에 나를 의탁하는 게 아니라, 내가 회사보다 더 뛰어난 개인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죠. 내 파워를 어느 때보다도 더 극대화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자신을 더 무장하면 좋겠어요.

파도가 오기 전에 30대가 결정해야 하는 것

창선: 한창 일에 몰입하고 있을 30대는 어떤가요? 지금 있는 자리에서 전문성을 길러야 할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피벗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이 많을텐데요.

수정: 일단 하나의 직업, 하나의 직장에서 오래 근속하는 고전적인 커리어 경로는 앞으로 많이 축소될 거예요. 그래서 하나의 경로 안에서 커리어 단계를 밟아 나가는 ‘커리어 패스’가 아니라 다양한 모양의 커리어를 조립하는 ‘커리어 포트폴리오’의 시대가 올거예요. 마치 레고 블럭처럼 각기 다른 모양의 커리어를 잘 조립해서 시대의 요구에 따라 유연하게 변신할 수 있어야죠. 예전에는 내 직업을 ‘디자이너’라고 정의하면 디자인 분야에 한정한 커리어 패스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기도 하고, 제품 책임자가 될 수도 있어야죠. 이런 다양성을 갖춘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단단하게 쌓을 수 있는지가 중요해요.

그런데 이건 주의해야 해요. ‘나 혼자 AI를 통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니 빨리 조직에서 벗어나야 된다.’ 그거는 동의하지 않아요. AI 에이전트를 운용하는 능력이랑 돈을 버는 능력은 완전히 다른 거예요. 조직 밖으로 나가려면 AI 실력이 아니라 나가서 돈을 가져올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어야죠. 그런 비즈니스 모델을 찾으려면 무작정 회사 밖으로 나가지 말고 회사 안에서 일에 몰입하면서 시장에 뭐가 비어있는지 찾아보라는 거예요.

큰 회사가 하기엔 작고 내가 뛰어들 수 있는 그런 시장을 발견하면 한번 테스트를 해보는 거죠. 프로토타입 제품도 만들어보고, 실험도 해보고, 고객 반응도 살펴보면서 가능성을 우선 살펴보는 거죠. 그 뒤에 ‘이게 비즈니스가 되겠다’ 하는 데이터와 확신이 들면 그때 조직 밖에서 도전해보시라고 조언드립니다.

창선: 앞으로 직장 생활 안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는 가치는 무엇이 있을까요?

수정: 앞으로는 직장에서 성실성과 겸손함, 이런 가치들이 더 귀중해질 거예요. 긴 시간을 들여야 했던 지식 노동의 상당 부분을 AI가 도와주면서 성실함의 가치가 점점 희귀해지고 있어요. 모두가 그럴싸한 결과물을 산출하고 자랑할 수 있게 되면서 겸손한 태도도 보기 힘들어졌죠. 하지만 회사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곳이에요. 여러 기업 대표들을 만나보면 성실하고 겸손한 직원과 일하고 싶어 해요. 인격이 갖춰진 사람이면 기술은 쉽게 가르칠 수 있다는 거죠. 나라는 사람에게만 있는 고유한 인격이 앞으로 더 희소해지고 중요해질 거예요.

창선: 과거엔 좋은 업무 태도였지만 앞으로 독이 될 수 있는 태도도 있나요?

기존 방식에 집착하는 ‘고집’은 점점 가치가 떨어질 거예요. 원래 고집이라고 하면 내가 아는 상식과 경험으로 성공할 때까지 우직하게 해내는 태도였죠. 그때는 변화의 속도가 빠르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30대까지 배웠던 지식을 가지고 10년, 20년 오랫동안 일을 해올 수 있었어요. 그런데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지면서 이런 고집은 경쟁력이 점점 떨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고집보다는 유연함이 더 중요해지죠.

여기서 고집과 원칙의 차이를 잘 알아야 하는데  회사가 돌아가는 가장 근본적인 룰, 이건 원칙이에요. 예를 들면 아마존의 핵심 원칙으로 ‘고객 집착(Customer Obsession)’이 있겠죠. 이건 지켜야 할 원칙이에요. 그런데 그 아래서 일을 해왔던 방식, 그건 고집이죠. 그래서 저는 원칙은 단단히 하되 고집은 유연하게 벗어버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창선: 기업의 생각도 엿보고 싶어요. AI 전환으로 채용을 많이 줄이는 시대에 기업은 어떤 사람을 채용하나요?

수정: 기업은 심플해요. 그 사람에게 주는 월급의 몇 배를 할 수 있으면 무조건 뽑는 거예요. 쉬운 공식이에요. 그 사람에게 들어가는 월급과 비용을 더한 값보다 더 높은 가치를 가져올 수 있으면 안 뽑을 이유가 없죠.

좀 더 자세히 얘기해볼게요. 일의 본질은 결국 ‘가치를 창출하는 것’인데 이 본질을 잘하는 사람만 뽑게 될 거예요. 예전에는 일의 본질이 아니어도 많이 채용을 했어요. 회사가 문제를 정의해주기도 하고 위에서 내려온 과업만 잘 이행해도 괜찮았단 말이에요. 그런데 앞으론 주도적으로 문제를 발견해서 정의하고, AI와 함께 풀고, 사람들을 설득하고 실행해서 일을 끝낼 수 있는 사람. 그래서 가치를 낼 수 있는 사람을 뽑을 거예요. 입사 때부터 지금 당장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만 남게 되겠죠.

창선: 예전에는 직장생활을 기계 장치 안의 작은 톱니바퀴에 비유했는데, 이제는 이 기계장치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작은 장치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거네요.

수정: 맞아요. 그래서 AI 시대에 나의 가치가 무조건 없어진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어요. 오히려 AI 시대가 되면서 내 일의 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볼 수도 있죠. 한 사람이 더 큰 부가가치를 낼 수 있게 된 거예요. 물론 그 역효과도 있을 거예요. 기존 일자리가 많이 사라지겠죠. 양극화도 더 커질 거고요. 이건 기업이나 기술이 풀 문제가 아니고요. 결국 정치와 정책, 법이 풀 문제예요.

기업가들이 착각하는 문제가 있는데, 기술만 발전하면 세상이 진보한다고 생각을 해요. 하지만 기술 발전만으로는 사회적 부작용을 막을 수 없어요. 앞으로 더 심해지는 빈부격차, 사회적 불평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굉장히 커다란 사회적 의제가 될 거예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시스템이 망가지고 기술로 이룩해놓은 경제적 풍요에도 위기가 닥칠 수 있어요. 균형을 잡아 나갈 필요가 있죠.

불확실의 시대를 건너는 마음가짐

창선: 직장인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건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는 불확실성, 예측 불가능성인 것 같아요. 지금이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라고 생각하는데 이럴 때는 어떤 태도가 필요할까요?

수정: ‘스톡데일 패러독스’라는 용어가 있어요. 미 해군 제임스 스톡데일 장군의 일화에서 비롯된 용어인데요. 스톡데일 장군이 베트남 전쟁에서 포로가 되어 7년 반 동안 포로 생활을 하다가 동료들과 겨우 석방이 됐거든요. 그 불확실한 기간 동안 어떤 사람이 죽고 살아남았는지 스톡데일 장군이 돌이켜보면서 끝까지 생존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발견했죠.

가장 먼저 죽은 사람들은 비관적인 사람들이었어요. 희망을 잃고 살 의지를 버렸으니 금방 목숨을 잃었죠. 두 번째로 죽은 사람들은 낙관적인 사람들이었어요. ‘우리는 곧 나갈 거야’ 희망했는데 못 나갔어요. 다음 해에도 ‘이번엔 나갈 수 있어’ 기대했지만 또 나가지 못했죠. 그렇게 낙관적인 태도로 막연히 기대만 하다가 무너져 버렸어요.

결국 살아남는 사람은 누구였냐면 미래에 대해서는 한없이 낙관적인 태도를 가지고, 현재에 대해서는 냉철하고 합리적인 사람.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는 나갈 수 있어. 그만큼 지금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해’ 이런 사람이 살아남았어요. 그래서 이런 사람들을 뭐라고 표현했냐면 “합리적 낙관주의자”라고 불렀어요.

합리적 낙관주의자. 저는 지금 불확실한 시대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는 미래에 대해서는 ‘잘 될거야. 더 좋아질거야’ 하는 낙관성을 가지면서도 현재에 대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보고 실력을 갖춰서 뚜벅뚜벅 걸어 나가는 태도라고 생각해요. 결국 무엇이든 이성적이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태도가 중요한 것이고 그 행동을 이끄는 동기는 미래에 대한 낙관성인거죠.

창선: 마지막 질문입니다. 일의 많은 영역이 AI 같은 기술에 대체된다고 해도, 절대 흔들리지 않을 일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요?

수정: 일단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해야 해요 ‘내가 하는 일이 어떤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가’ 나에게 어떤 가치를 부여하는지, 회사엔 어떤 가치를 주는지, 세상엔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해요. 기계 장치 속 톱니바퀴처럼 그냥 시키는 일을 하고 있으면 안 되죠.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정확히 어떤 가치를 창출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볼 필요가 있어요. 그래야 내 일의 의미를 단단히 세울 수 있고 회사에도 내가 기여하는 가치를 정확히 설득할 수 있겠죠.

두 번째는 일에 대한 인간의 책임이에요. AI가 도출한 결과를 실행에 옮겼어요. 그 끝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죠. 하지만 그걸 AI가 책임지지는 않잖아요. 최종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는 거예요. 근데 그 책임이 단순히 ‘잘못된 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 개념이 아니에요. 그건 실행에 대한 책임만 지는 Responsibility죠. 핵심은 최종 목표에 대한 책임, Accountability를 갖는 거예요. 그 일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전 과정을 설계하고 그 결과를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책임. 그게 변하지 않을 인간에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입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수정님은 AI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의례적으로 물었다. “5개 영역에 AI 에이전트를 만들었어요. 분석실장, 콘텐츠 사업실장, 자문실장 등이 있죠. 제가 책 쓰고 강의하는 모든 콘텐츠를 학습시켜서 이 다섯 실장이 같이 협업해서 저를 지원하고 있어요. 사람이 필요 없는 1인 사업장 인거죠.” 아차 싶었다. 그다음 질문으로 ‘시니어로서 새로운 기술에 따라가기 어렵지 않는지’ 물어보려고 했기 때문이다.

불쑥 옆자리에 앉은 AI를 누군가는 ‘회색 코뿔소’ 대하듯 외면하는 반면, 누군가는 명확한 역할과 목표를 주고 주도적으로 협업한다. 그 차이는 유연함을 가진 20대인지, 오랜 경력을 가진 시니어인지 같은 세대 차이가 아니다. 핵심은 내 일에 기준이 있는지다. 내가 하는 일에 흔들리지 않는 기준이 있다면 내 자리는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나의 자리가 된다. ‘나는 왜 일하는가’ 그것은 모두가 빠른 피벗과 임기응변을 외치는 시대에 가장 처음으로 돌아가서 물어야 할 질문이다. 우리는 이 질문에 답할 준비가 되었는지, 신수정은 묻고 있다.


Interview·Edit 김창선 Photo 스튜디오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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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속에서 시대의 기준을 탐구하는 토스의 지식 팟캐스트입니다. 커리어, 기술, 철학 등 각 분야의 현장을 지나온 사람들의 목소리로, 지금 세상이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 차분하고 밀도 있게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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