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성비 좋은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

서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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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은 숭고한 가치 뭐 그런 게 아냐”

  • 연봉 1억 찍으면 행복해질까?

  • 지금 바깥으로 나가서 해야 할 일

  • 내향인들의 행복이 있는 곳

  • ‘이것만 이루고 나면 행복할 거야.’

    목표 달성 뒤로 행복을 자꾸 미루는 사람들에게 “행복은 철학적으로 접근할 관념 같은 것이 아니라, 단지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 생존에 유리한 행동을 했을 때 우리 뇌가 느껴온 긍정적인 정서일 뿐이다.”라는 메시지를 던졌던 행복 심리학자 서은국.

    그를 만나서 행복에 있어서도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 쓸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선택이 존재하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일상 속에서 행복할 기회를 어떻게 만드는지, 돈을 좇으면 어째서 삶이 점점 공허해지는지, 돈보다 강력한 행복의 수단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한 명료한 답을 들을 수 있었어요.

    행복에 대한 오래된 오해가 풀리는 동안 마음속에 둥실 떠오른 건 대단한 목표를 향해 달리지 않아도 나의 뇌는 수시로 행복을 느낄 거라는 안도감, 그러니까 무언가 잔뜩 쥔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이었습니다.

    “행복은 숭고한 가치 뭐 그런 게 아냐”

    몇 년 전 교수님의 저서 《행복의 기원》을 읽기 전까지 행복에 대해 단단히 잘못 생각하고 있었어요. 어떤 좋은 가치를 추구하거나 원하는 걸 얻어서 스스로 흡족한 상태가 행복인 줄 알았거든요.

    오랜 시간 이어져온 착각이죠. 인간이 아주 고상한 인격체라는 착각. 똑똑한 것은 맞지만, 우리 삶을 이성적 사고가 좌우한다는 착각은 행복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돼요.

    인간은 결국 지구상에 살고 있는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생물학적 문제를 해결하고 생존해야 하는 생명체예요. 그리고 행복은 인간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얻게 된 생존 도구이고요.

    인간의 뇌는 맛있는 걸 먹을 때 쾌감을 느껴요. 영양소를 섭취해야 살 수 있는데, 먹을 때 즐거워야 또 먹으니까요. 인간의 뇌는 다른 사람을 만나 어울릴 때 쾌감을 느껴요. 무리 지어 다녀야 살아남을 수 있었는데, 그게 즐거워야 타인과 함께하기 때문이에요.

    행복은 이렇게 쾌快의 원료가 되는 경험들을 했을 때 뇌에 쾌감 전구가 켜지는 것 그 자체예요. 행복한 사람은 쾌감 신호가 자주 울리는 뇌를 가진 사람이고요. 이걸 행복감이라고 표현할 수 있어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면 뇌에 쾌감 전구를 자주 켤 수 있나요?

    1번, 어떤 행동을 하면 내 뇌에 행복 전구가 켜지는지 알아차린다. 2번, 그 행동을 한다. 그뿐이에요. 행복해지려는 마음가짐으로 뭔가 조절한다는 말은 난센스예요. 인간이 그렇게 설계되어 있지 않아요.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으면 잠깐은 참을 수 있겠죠. 하지만 결국 화장실에 가는 행동을 해야 해결이 되잖아요. 머릿속으로 나는 참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일시적이고 한계가 있는 것처럼 행복도 똑같아요. 뜬구름 잡는 개념 같은 것이 아니라 어떤 행동을 해서 ‘좋다’는 신호가 실제로 유발되어야 해요.

    하긴… 뭘 먹으면 바로 행복하긴 해요.

    그렇죠. 배고플 때 짜장면을 먹으면 ‘이게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거라고 생각해보자’가 아니라 무조건 단번에 쾌가 생기죠? 우리 뇌가 감지하는 행복은 그런 거예요. 근원을 들여다보면 내가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도록 뇌가 ‘너 다음에도 배고프면 음식을 먹어야 돼’라고 알려주는 거고요.

    소소한 행복 말고, 힘들게 시험에 합격하는 것처럼 아주 큰 행복도 있지 않을까요?

    중요한 것은 행복 전구는 잠깐 켜졌다 꺼진다는 거예요. 오래 노력한 결과 큰 성공을 거두면 그때부터 영원히 행복하게 사느냐? 아니죠. 합격한 날부터 며칠 켜졌다가 꺼져요. 괴로웠던 시간과 비례하지 않아요.

    우리 삶은 하루살이의 게임이 아니에요. 매일매일 행복 전구가 켜졌다 꺼졌다를 자주 반복하며 살아가는 거죠. 한 번 쫙 켜졌다가 30일 안 켜지는 인생, 그건 행복한 인생이라고 하긴 어려워요.

    그렇다고 노력을 그만둘 수도 없고, 어떻게 하죠?

    다 그만두고 뇌에 쾌감 신호만 제공하며 살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생은 다면적이라 행복하기 위한 행위만 하며 살아갈 수는 없겠죠. 다만 ‘지금 이 괴로운 시간을 참고, 대기업에 취업만 하면 행복할 거야’라는 착각에 빠지지 말아야 해요. 행복은 뭔가 이룬 뒤에 있는 게 아니라 괴롭던 어느 하루에 국밥집 사장님과 정다운 인사를 나눈 시간에 있거든요. 불행한 요소를 제거하는 데만 집중하는 삶은 행복하지 않아요.

    불행을 없애는 것과 행복해지는 것이 다른가요?

    공감하기 쉬운 예시가 있어요. 바로 ‘코로나19’죠. 그때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걱정들이 모두 코로나 때문이라고, 코로나가 끝나서 답답한 제약들이 사라지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팬데믹이 끝나고 다들 행복해졌나요?

    방에 벌레가 나왔을 때 그날 하루의 목표가 ‘벌레 나오면 잡아야지’가 되면 안 돼요. 오늘 어떻게 보낼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어요. 나가서 산책을 좀 할 수도 있고 친구랑 차 한 잔 할 수도 있고 책을 읽을 수도 있고요. 행복감은 이렇게 새로운 걸 접하거나 다른 사람과 교류하거나 기분 좋은 경험을 했을 때 켜져요. 그 행동의 부산물처럼.

    안타까운 것은 벌레를 잡으면 행복해질 거라고 믿고 벌레, 즉 불행의 원인에만 몰두하는 사람이에요. 점점 더 어둡고 좁은 환경에 나를 가두고 불안 요소를 어떻게 지울지만 생각하는 사람. 그런 사람의 일상은 불안함만 켜졌다 꺼졌다 해요. 최고로 잘 되는 게 불안함이 꺼지는 거죠. 그런다고 행복 전구가 켜지지는 않아요.

    불안을 껴안은 채 행복감을 유발시키는 일도 해야 하는 건가요?

    그렇죠. 걱정거리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아요. 가진 게 많을수록 새로운 걱정이 생겨요. 걱정 없는 삶을 인생의 모토로 삼는 건 비현실적인 기대일 뿐더러 그 생각을 하느라 행복할 기회를 잃고 있는 겁니다.

    연봉 1억 찍으면 행복해질까?

    ‘돈이 많을수록 행복한가?’를 여쭙기 전에, 돈이 없으면 불행한 건 팩트겠지요?

    누구나 인생에서 쓸 수 있는 시간도 노력도 한정된 양이 있잖아요. 그 자원을 써서 행복이라는 이윤을 만든다고 치면 가난할 때는 돈이 행복을 많이 만들어줘요. 굶다가 밥을 먹을 수 있게 되면 당연히 최고로 행복하지 않겠어요? 내가 잘 곳이 없어서 길거리에서 자는데 행복한 건 말이 안 되죠. 온전한 생명 유지를 위해 의식주를 해결할 때까지는 돈도 행복에 중요한 요소예요.

    의식주를 해결하고 나면요?

    최소한의 수준을 충족하면 돈이 만드는 행복에 고점이 와요. 뭐 떨어지지는 않더라도 거의 올라가지를 않는 거죠. 이 수준이 국가 GDP로 따지면 1만 달러 시점이에요. 그런데 한국은 3만 달러도 훌쩍 넘었어요. 더 이상 돈은 행복을 낳지 않아요. 우리가 행복하고 싶으면 이제 ‘돈’이라는 종목에서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야 돼요.

    선진국일지라도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덜 가진 것 같으면 박탈감도 느끼고, 더 가지면 만족스러운 게 인간 아닐까요?

    나의 가치를 남과 비교해서 측정하는 건 불행한 사회의 대표적인 특징이에요. 아무리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집에 살아도 누군가 반드시 나보다 좋은 차를 타고 나타나거든요. 그럼 나도 목표를 더 높여야 하죠. 마치 군비 전쟁처럼 어디가 핵을 10개 만들면 나는 12개 만들어야 되고, 그럼 20개 만든 곳이 나타나고. 소모적인 전쟁을 계속하듯이 그 게임에 들어간 이상 승자는 없는 거예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면 돈이 부족한 것이다”라는 말도 있어요.

    이걸 농담으로 넘기기에는 물질적 풍요를 삶의 우선순위에 두는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아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돈에 대한 집착이 선을 넘었다는 거죠. 한국이 가난한 국가에서 지금에 오르기까지 돈의 힘은 분명 컸어요. 하지만 이제 한국은 어떤 면에서는 다른 나라들에 미안할 정도로 잘 살아요. 우리는 지금 경제적인 부가 아니라 사회적인 부가 부족해요. 필요한 건 다양성, 존중, 다정한 교류 같은 정신적 풍요로움인데 자꾸 결핍의 원인을 ‘돈이 없어서’ ‘경제가 어려워서’에서 찾죠. 초단순한 해석이에요.

    그럼 이제 무슨 종목으로 갈아탈까요? 행복하기 위해서요.

    행복을 계속해서, 끝없이 만들어내는 종목들이 있어요. 그래서 ‘가성비 좋은 행복’이라는 말이 성립될 수 있지요. 내가 시간과 에너지를 썼을 때 가장 확실하게 행복을 느끼는 투자는 ‘사람’이에요. 행복 전구가 켜지는 사소한 즐거움의 스위치는 사람과 사람이 서로 켜주거든요.

    친구가 엄청 많아야 한다는 건 아니고, 내가 어려울 때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도 몇 명 있어야 하고, 새롭게 사람과 어울릴 기회도 있어야 하고, 자주 가는 카페 사장님이랑 대화하며 훈훈함도 느껴야 해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우리 뇌의 쾌감 신호는 사람을 만날 때 가장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호모사피엔스는 생존 과정에서 타인의 보호와 도움이 필요한 일이 많았기 때문이에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돈이랑 가족밖에 없고, 다른 사람은 그냥 다 경쟁자라면 사회적 빈곤 그 자체예요. ‘내가 뭐 잘못하면 쟤가 나 사진 찍어서 신고하겠지’ 이런 생각에 시달리는 건 스스로 만드는 지옥이죠.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연봉 1억을 찍어도 행복해지지 않았다. 더 벌어야 하는 걸까?” 같은 사연에 “돈 대신 사람과의 교류를 신경써보라”고 댓글이라도 달아야겠어요.

    그 분이 알아야 할 실험 결과도 있어요. 물질적인 부에 대해 많이 생각할수록 사회적인 빈곤함이 커진다는 거예요. 돈에 대해 잠깐 연상만 하게 만들어도 ‘주변 사람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에요.✱ ✱Vohs, Mead & Goode, 〈Science〉, 2006.

    생존 보호 장치였던 사람을 돈이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무의식에 자리 잡으면서, 우리는 돈을 생각하기만 해도 다른 사람을 덜 돕고, 다른 사람의 도움도 덜 받으려 하게 됐어요. “돈 있으면 너희 없어도 혼자 살 수 있어” 하는 거죠. 이러면 사회적 연결망이 계속 끊어져요.

    우리 뇌의 행복 전구는 돈 자체에 반응하지 않아요. 친구랑 시시덕거리고 가끔 치맥 먹을 때 켜지죠.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이 돈에 집착하느라 사람을 등지는 건 너무 슬픈 일이에요.

    지금 바깥으로 나가서 해야 할 일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내가 ‘진짜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상황’을 파악했다면 그 상황만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저는 ‘행복 압정을 최대한 많이 뿌려놓으라’고 표현해요. 밟으면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게 인생에 다양하게 많은 사람은 걸어가다가 이것도 밟고 저것도 밟고 하겠죠. 그런데 딱 하나밖에 없다면 그 사람은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확률이 너무 떨어지는 거예요.

    지독하게 또 여쭤보는 거 같지만, 주식 투자로 수익을 냈을 때 얻는 돈 자체 말고 성취감은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행복 압정 중 하나일 수 있죠. 핵심은 주식 투자만 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수익을 내면 잠깐 성취감은 있겠으나 또 낼 수 있다고 보장된 것도 아니잖아요. 집에 비유하면 방이 여러 개 있어서 정원이 보이는 방에도 갔다가 친구가 놀러온 방에도 가고 해야 하는데 컴컴한 방 하나에 들어앉아서 주식만 하고 있으면 행복감을 느끼는 데 한계가 있다는 거예요.

    투자의 진리처럼 전해지는 “무언가 흥하면 그걸 소비하고 즐길 게 아니라 그 회사 주식을 사라” 같은 말은 행복해지는 거랑은 반대 방향이네요.

    시야가 돈에만 꽂히고 경험의 폭이 좁아지면 곤란해요. 주식 투자하는 것, 물건 사는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니죠. 그런데 그렇게 비사회적인 행동에서만 자꾸 즐거움을 맛보려고 하는 건 문제의 시작일 수 있어요. 맨날 택배만 기다리면 “저거 봐, 구름 예쁘지” 같은 대화가 주는 풍요로움을 메마르게 만들거든요. 삶이 돈으로만 굴러갈 때 잃는 게 얼마나 많은지 인지해야 해요.

    내향인들의 행복이 있는 곳

    엄청난 내향인이면 노력해서 나의 성향을 이겨내고라도 사람을 만나야 하나요?

    쾌감 스위치는 새로운 자극을 만났을 때 더 잘 켜져요. 그런 면에서도 사람은 좋은 변인이에요. 변화무쌍하고 다양한 자극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물론 너무 스트레스 받을 정도까지 할 필요는 없죠. 그런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내향적인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행복감의 증가 폭이 더 커요.✱ ✱Card, K. G., & Skakoon-Sparling, S. (2023). Are social support, loneliness, and social connection differently associated with happiness across levels of introversion-extraversion? Health Psychology Open, 1-14.

    네? 사람을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가요?

    내향적인 사람은 자극으로 채울 보따리가 작거든요. 그러니까 사람을 조금만 만나도 금방 채워져요. 이 용량보다 자극이 커지면 약간 피곤하고요. 사람이 싫은 게 아니라 그저 요만큼만 있으면 충분할 뿐이에요.

    반대로 외향적인 사람은 자극 보따리가 커요. 그러니까 보따리를 채우기 위해서 사람을 많이 만나고 다니죠. 잘 모르는 채 보면 내향인이 사람을 피하고, 외향인이 사람을 되게 좋아하는 것 같지만 각각 자신에게 필요한 양을 채우고 있는 거예요.

    내향인은 용량이 작기 때문에 무방비하게 만나지 않고 되도록 더 마음에 맞는 사람,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을 골라서 만나요. 그래서 만났을 때 행복감에 더 큰 영향을 줍니다.

    내 보따리 용량만큼 사람을 만나는 걸로 충분하군요.

    한 가지 권하고 싶은 건 지금 충분하더라도 새로운 사람을 좀 만나라는 거예요. 맛있는 떡볶이도 맨날 먹으면 감흥이 점점 떨어지는 것처럼 사람을 만날 때도 같은 자극이 반복되면 그렇거든요. 사람을 포함해서 우리에게 자극은 새로운 것일 때 프리미엄이 있어요.

    갑자기 생판 모르는 사람을 만날 기회는 얻기 힘들 수 있지만 친구의 친구, 또 그의 친구 정도면 새로운 사람이죠. 근데 내향적인 사람은 이런 사람들과 인사할 기회도 피해요. ‘그냥 둘이 다음에 얘기하자’ 이러잖아요. 이런 건 되게 좋은 찬스라서, 스스로 등을 토닥이면서 만나보는 게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훨씬 좋아요.

    역시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게 행복에 있어서는 가장 가성비 좋은 투자인가요?

    맞아요. 2025년에 발표된 따끈따끈한 논문✱의 내용을 말씀드리며 마무리하면 좋을 거 같아요. 전 세계 다양한 국가에 사는 15만 명에게 단순한 질문을 했어요. “지난 일주일 동안 다른 사람과 함께 먹은 식사가 몇 번이었는가?” 이에 대한 응답과 함께 행복 지수를 조사했고요. ✱De Neve, J. et al. (2025). Sharing meals with others: How sharing meals supports happiness and social connections. World Happiness Report.

    그 결과, 다른 사람과 밥을 일주일에 두 번 먹은 사람보다 일고여덟 번 먹은 사람의 행복 지수가 높았어요. 여기서 놀라운 것은 그 행복 지수의 차이가, 연봉 수천만 원 차이가 나는 사람 간의 행복 지수 차이보다 훨씬 컸다는 거예요.

    연봉 3-4천만 원 올리려면 인생 갈아 넣어야 하잖아요? 갈아 넣었다고 연봉이 쑥쑥 오른다는 보장도 사실 없지요. 그런데 그 노력보다 일주일에 누군가와 밥을 한 끼 더 먹는 게 큰 행복감을 안겨줘요. 행복의 가성비 면에서 사회적 경험이 월등한데, 우리는 자꾸 이윤이 말라붙은 돈에서 그걸 찾으려고 하는 상태예요.

    그게 행복 이윤을 크게 안 내는 것에 그치면 다행이에요. 돈에 집착할수록 행복 이윤을 끝없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경험에 소홀하게 되는 게 훨씬 큰 문제죠. 스스로 행복할 기회를 미루거나 빼앗지 말자. 균형을 찾자. 이게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Interview·Edit 주소은 Graphic 조수희

    서은국 에디터 이미지
    서은국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세계적 행복 심리학자. 행복 논문 100여 편을 출판해 학계에서 10만 회 이상 인용되고 있으며, OECD 행복 보고서에 참고 자료로도 사용되고 있다. UN 산하 국제행복기구, 한국통계청, 국회미래연구소 등에 행복 자문을 했고, 《행복의 기원》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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